병아리가 되고 싶은 참새이야기

3. (결정적 조언과 선택)

by 스무디




이전 이야기 (두 번째 만남) 마지막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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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싫어요!"


어이없다는 듯 껄껄 웃는 오리였지만 참새는 철창 틈새로 머리를 대고 당장이라도 나갈듯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걔네들은 엄마가 따로 있어. 너도 봤잖니? 바로 그 암탉이 낳은 순종들이지. 그래서 털도 곱고 너처럼 표독스럽지도 않단다. 그 아이들은 아주 순해~ "


"저도 엄마가 있단 말이예요... 갈 수 없어서 그렇죠..."


말끝이 흐려지는 참새는 그제야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길고 험한 모험이 될 것인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3>


"쯧쯧... 그래, 네 처지도 참 가엾구나."


참새는 이런 동정을 받는 일에 익숙치는 않았지만


적어도 자신을 헤치지는 않겠다는 의미 같아서


불안감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참새의 얼굴이 편안해보였습니다.


"너가 정말 저 어리고 귀여운 병아리들과 함께 지내고 싶다면... 응, 그것이 진심이라면 말이다..."


침을 꼴깍 삼키며 눈을 크게 뜨고 기대에 찬 채 바라보는 참새에게 오리는 뜻밖의 제안을 내놓을 기세였다.


"네, 진심이고 말고요. 마음만으로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참새는 이 말이 성급한 오류였다는 사실을 이내 깨닫는다. 오리의 이 한마디로 인해서...


"뭐든 할 수 있겠다고?"


오리의 표정이 부리부리해지며 바짝 다가오자 참새는 본능적인 두려움에 다시 휩싸이며 뒷걸음질을 쳤다.


"누구나 친해질만한 상대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공감대거든~ 넌 몸집이 저들과 비슷하지만 눈에 띄게 색깔이 달라. 그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거란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모...모르겠는데요? 지금도 모래를 털어주고 이대로의 저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오던데요?"


"그렇지만 말을 걸진 않았잖니? 그게 무슨 뜻인지 아니? 넌 그들과 달라! 딱 보기에도 대화는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거야... 음하하~"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하죠? 병아리들과 비슷해보이려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소리를 내야하는지 알고 싶어요. "


"우선~ 외모가 가장 먼저 널 판단하는 기준이 될테니, 최대한 비슷하게 물을 들이고 와 보겠니? 그 꽁지깃은 좀 잘라내면 좋겠구나~ "


"네? 꽁지는 제가 날아오를 때 꼭 필요한걸요~ 균형을 잡아주는 기능이 있단 말이예요. 꽁지가 없이 하늘을 나는 참새는 본 적 없어요!"


참새는 힘껏 외쳤지만 오리의 태도는 더욱 단호했다.


"너 병아리들과 어울려서 잘 지내고 싶다고 하지 않았니? 지금이라도 날아가서 너가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나도 붙잡지는 않을 거란다. "


참새는 억울한 듯 눈물을 떨구면서 날개를 퍼득여보았다. 아직 다 자라지 못해 연약한 날개죽지가 낙상하며 다쳐버렸기에 좀처럼 쉽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거 봐. 너 그대로 시간이 흐르면 날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은 드는거니? 솔직히 너도 모르겠지? 만약 여기 남아서 내 말을 잘 따른다면 적어도 차도를 아무렇게나 지나다가 치인다던지, 애완용 새를 찾는 인간의 손에 잡혀 영원한 불구가 된다던지 하는 끔찍한 일 따위는 없을거야."


참새는 정신을 가다듬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오리를 다시 올려다보았다. 처음과 달리 넉넉하고 인자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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