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은 우울하면 안되나요?

10년차 육군 대위의 성장, 그리고 우울증 극복의 일기

by 김휘찬

제목을 보고 불쾌함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그것도 전투력의 최첨단인 중대장이 우울하다는 나약한 소리를 하고 있는점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실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러나 이 글은 여러분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바로 그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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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군 생활 동안, 필자는 3명의 상담사님과 약 10개월 가까이 되는 상담을 받았고, 정신과 진료도 1번 받아 약도 처방을 받았다. 이는 필자 본인이 가진 기질과 성향, 예민함과 더불어 군 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부담, 고약하고 질긴 인연 등의 이유들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책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이겨낸 자기혐오와 우울증, 그리고 그 방법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부대에서, 직장에서, 자기만의 자리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나와 같은 예민보스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나도 그 시간동안 받고 싶었던 위로와 듣고 싶었던 방법들에 대해서. 조금이라고, 작게라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최근에, 우울증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듣거나 본다. 우울증은 존재하지 않는다느니, 운동을 안하는 사람들의 변명이라느니 (물론, 우울증에는 운동이 매우 큰 해소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타고난 기질이 나약하고 예민한 사람들이나 걸린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다.


나의 이야기를 빗대어 설명하자면, 나도 내가 우울증에 걸릴 줄 몰랐다. 나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이었고, 나름대로 육군 장교로 임관하여 전후방 각지에서 10년간 건강한 군 생활을 마쳤다. 체력이나 정신력에 있어서는 훌륭한 동기들이나 다른 전우들에게 비할바 못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평균 이상은 된다고 자부한다.


바로 그렇기에,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그것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앞으로 우울증 극복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나가겠지만, 앞서서 혹 '우울증'을 알아보다가 이 글을 발견하신 분이 있다면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오늘 하루도 고생많았다고. 그냥 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눈을 감는 그 평범한 일상이라도, 지나온 것 만으로도 너무나 잘 했다고. 그렇게 하루하루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