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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지혜로 과거를 품기

내면의 아이와 나누는 진심 어린 대화

by 나리솔



어른의 지혜로 과거를 품기



우리 안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어릴 적 고통이나 두려움, 외로움을 겪은 아이가 살고 있어.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그 아이를 숨기고, 성숙함과 강함이라는 겉모습으로 그 아이의 불안과 상처를 감추려 하지. 하지만 바로 그 내면의 아이,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가진 그 아이가 우리의 행동, 두려움, 관계에 영향을 계속 주고 있어. 진짜 치유는 우리가 그 아이에게 돌아가 말을 걸기로 결심하는 순간부터 시작돼.

내면 아이와의 대화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자신과의 깊고 진실한 작업이야. 조용히 앉아 오래전에 잊었던 그 아픔을 느끼는 순간이지. 그때 보호와 위로가 필요했던 작은 나에게 다가가 “내가 여기 있어. 너는 안전해. 절대 널 떠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해 주는 거야.

이 대화는 힘들고 감정적일 수 있어. 눈물이 나오고, 우리가 애써 숨겨왔던 기억들이 떠오를 수도 있지. 하지만 바로 그 눈물과 기억 속에 해방의 열쇠가 있어. 내면 아이의 아픔을 인정할 때, 우리는 그것을 억누르느라 쏟던 에너지를 더 이상 낭비하지 않아. 그 아픔을 자신 안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사랑과 연민으로 대해주기 시작하지.

내면 아이를 치유한다는 것은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는 뜻이 아니야. 오히려 지금의 성숙한 내가 그때 없었던 온기와 지혜, 힘을 되돌려 주는 거지.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완전히 다가갈 수 있는 사랑 많고 다정한 부모가 되어주는 거야. 작은 아이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자신에게도 실수와 약함, 인간다울 권리를 허락하는 거지.

바로 이 단순하지만 깊은 대화 속에 진정한 내면의 힘이 숨어 있어. 내면 아이를 치유할 때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닫는 게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자원을 열게 돼. 더 이상 외부에서 사랑과 인정을 찾지 않아도, 스스로 안에서 그것을 발견하게 되지. 그리고 그 평화로움—스스로와 화해하는 느낌이야말로 진짜 조용하고 치유하는 기쁨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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