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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숲, 가장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내 안의 우주, 그 숲길에서 마주한 치유와 성찰의 시간

by 나리솔

마음속 숲, 가장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우리의 마음속에 깊고 푸른 숲이 존재한다고 말이죠. 바깥세상에서는 아무리 시끄럽고 복잡한 일이 펼쳐져도, 그 숲 속으로 한 발짝 들어서는 순간, 모든 소음이 잦아들고 오직 바람 소리와 나뭇잎 스치는 소리만이 들리는 그런 곳 말입니다. 우리 각자의 내면, 그곳에 바로 그런 '마음속 숲'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 숲은 참 신기합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웃음소리가 작은 새들의 지저귐처럼 울려 퍼지기도 하고, 잊고 지냈던 그리움이 안개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기도 합니다. 때로는 가슴 아픈 상처들이 옹이 박힌 나무처럼 우뚝 서 있기도 하죠. 하지만 숲이 그 모든 것을 품어주듯, 우리의 마음속 숲도 우리가 경험한 모든 희로애락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바깥으로 향하게 합니다. 세상과 소통하고, 타인의 시선에 맞춰 자신을 다듬으려 애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잠시 멈춰 서서 이 '마음속 숲'을 향해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마치 홀로 떠나는 숲 속 산책처럼 말입니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느껴지는 흙의 촉감, 코끝을 스치는 풀내음, 저 멀리 들려오는 물소리… 이 모든 것이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잊고 지냈던 '나'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다시금 이어줍니다.

숲 속을 걷다 보면, 우리는 놀라운 생명력과 만나게 됩니다. 거대한 나무뿌리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흙 속 깊이 박혀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미코리자'와 같은 균사체들이 뿌리와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상리공생'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숲은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말없이 가르쳐 줍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이 모든 감정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며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혼란스러운 감정에 사로잡힐 때, 혹은 깊은 고독 속에 잠겨 외로움을 느낄 때에도, 그 마음속 숲을 찾아보세요. 어둠이 짙게 깔린 곳일지라도, 그 안에는 반드시 빛이 스며드는 한 줄기 길이 존재할 겁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비바람을 견뎌내며 더욱 단단해진 나무처럼, 우리의 상처들도 시간이 흐르면 지혜와 깊이로 변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이것이 바로 숲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치유'의 마법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혹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내 안의 우주'를 품고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이 마음속 숲을 거닐며 우리는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다시 마주하고, 지금껏 외면했던 감정들과도 화해할 수 있습니다. 숲이 자연의 변화를 묵묵히 받아들이듯, 우리도 삶의 변화를 수용하고, 과거의 아픔을 놓아줄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 모든 '자기 성찰'의 과정은 우리에게 진정한 힘과 새로운 시작을 선물할 것입니다. 서두르지 마세요. 숲이 수억 년의 시간을 거쳐 만들어졌듯이, 우리의 내면도 인내와 사랑 속에서 천천히 자라납니다. '작은 걸음의 예술'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조용히 자신의 숲을 탐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영혼을 가장 풍요롭게 하는 여정일 것입니다.

마음속 숲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각자의 마음속 숲이 늘 평화롭고, 따스한 햇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 숲 속에서 가장 빛나는 별을 찾으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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