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숨 하나의 힘

하루를 버티게 하는 가장 부드러운 힘

by 나리솔


따뜻한 숨 하나의 힘



요즘 나는 하루를 버티게 해 주는 힘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걸 자주 느낀다.

커다란 성공도, 눈에 보이는 성취도 아니라, 아주 작은 숨 하나의 따뜻함이라는 것을.


아침에 눈을 뜨면, 나는 먼저 깊이 숨을 들이쉰다.

그리고 천천히 내쉰다.

그 단순한 동작 하나가 나를 살린다.

‘오늘도 괜찮을 거야’라는 말보다 더 부드럽게,

아무 말도 없이 나를 감싸 안아준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래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해야 할 일, 책임, 기대, 비교 속에서

내 마음을 돌보는 일은 늘 마지막 순서였다.

그래서 때때로 이유 없이 지치고, 이유 없이 무너진다.


하지만 삶은 조용히 알려준다.

내가 쓰러질 때 손을 잡아 일으켜 주는 건

거창한 누군가가 아니라

아주 작은 일들—

따뜻한 물 한 컵,

익숙한 노래 한 소절,

잠깐의 산책,

그리고 깊은숨 한 번이라는 것을.


나는 요즘 자주 멈춘다.

길을 걷다 바람이 조금 차갑게 느껴지면 그대로 서서 바람을 맞는다.

마치 오래된 친구가 문득 내 어깨에 손을 얹은 것처럼

그 바람이 나에게 묻는다.


괜찮니? 너무 오래 혼자 견디고 있지는 않았니?


나는 그 순간에야 비로소

내가 얼마나 애쓰고 있었는지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제야 마음속에서 아주 작게,

하지만 분명하게 힘이 생겨난다.


괜찮지 않은 날도 괜찮다는 확신.

조금 천천히 걸어도 된다는 위로.

잠시 멈춰도 삶은 나를 기다려 준다는 믿음.


우리는 완벽할 필요가 없다.

누구보다 잘 살 필요도 없다.

그저 오늘 하루를 감당할 만큼만 힘이 있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

남들은 모르는 작은 회복의 순간들이

결국 우리를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니까.


밤이 깊어지고 방 안이 조용해질 때,

나는 다시 한번 천천히 숨을 들이쉰다.

그리고 내쉰다.

그 숨결 하나에 실려 오는 따뜻함이

또 하나의 내일을 견디게 해 준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더 부드러운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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