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인간의 춤
너도 물론 봤겠지, 모든 것을 백 배나 크게 보여주는 마법 같은 볼록렌즈를? 그걸 통해 연못 물 한 방울을 들여다보면… 세상에, 눈에 보이지 않던 수천 마리의 신기한 생명체들이 춤을 추고 있단 말이야. 마치 접시 가득 살아있는 새우들이 서로의 앞다리를, 뒷다리를, 때로는 꼬리를 덥석 물어뜯으면서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기뻐하고 환호하는 모습과도 같지. 어쩌면 그들은 그 엉망진창 속에서 진정한 희열을 느끼는 걸지도 몰라.
옛날 옛적에, 모든 이들이 '탐색꾼 분주꾼'이라 부르는 늙은 마법사가 살았어. 그는 언제나 사물 속에서 모든 가능한 것을 끄집어내려 애썼지. 평범한 방법으로는 안 되면, 망설임 없이 마법의 힘을 빌렸단다. 세상 모든 것에는 숨겨진 의미와 질서가 있다고 믿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혼돈을 견딜 수 없었던 걸까.
어느 날, 그가 웅덩이 물 한 방울을 확대경으로 들여다보고 있었어. 오 세상에! 그 작은 생물들이 얼마나 부산하고 소란스럽던지! 수천 마리가 뛰고 구르고, 서로를 물어뜯고, 할퀴고, 잡아먹고 있었어. ‘이건 정말 역겨운 일이군!’ 늙은 탐색꾼 분주꾼이 외쳤어. 그의 순수한 의도는 저 작은 혼돈 속에 평화와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었을 거야. ‘저들에게 평화를, 질서를 부여할 수는 없을까? 각자가 자신의 자리와 권리를 알도록 말이야!’
오랜 생각 끝에, 마침내 마법의 힘을 빌리기로 했지. ‘저들에게 색깔을 입혀 더 눈에 띄게 해야겠어! 혼란 속에서도 저들의 존재를 선명하게 드러내야 해.’ 그가 말하며 붉은 포도주 같은 액체를 한 방울 떨어뜨렸어. 하지만 그건 포도주가 아니었어. 최상급 '마녀의 피'였지. 그러자 놀랍게도, 그 기이한 생물들은 일제히 선명한 붉은빛을 띠기 시작했고, 물방울은 이제 벌거벗은 야만인들로 들끓는 거대한 도시처럼 보였어. 붉은색은 그들의 욕망과 투쟁을 감추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렬하게 드러내는 불꽃 같았지.
그때, ‘여기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이 들려왔어. 이름이 없었던 다른 마법사였지. 이름 없다는 것 외엔 아무런 특징도, 어쩌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 ‘한 번 맞춰보게나!’ 탐색꾼 분주꾼이 대답했어. ‘맞추면 이 신기한 것을 자네에게 주겠네. 하지만 정체를 모르면 맞추기 쉽지 않을 걸세!’
이름 없는 마법사는 확대경을 들여다보았어. 그는 진정 도시를 보았지.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도시를. 하지만 모두 발가벗은 채였어! 세상에 이럴 수가! 그리고 더 끔찍한 것은, 그들이 서로를 가차 없이 밀치고, 할퀴고, 물어뜯고, 갈가리 찢고 있었다는 거야! 아래에 있던 자는 기어코 위로 올라섰고, 위에 있던 자는 기어이 아래로 떨어졌지.
‘저 친구 좀 보게나! 내 다리보다 더 길잖아! 뜯어내 버려! 어라, 이자는 귓가에 조그만 혹이 있네? 정말 작고 보잘것없는 혹인데도 그에겐 고통스러울 텐데, 더 아프게 해 줘야지!’
그들은 작은 혹을 가진 불쌍한 자를 물어뜯고, 갈가리 찢어 삼켰어. 그저 평화롭게, 붉은색 옷을 입은 소녀처럼 조용히 앉아 아무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인 존재도 그냥 두지 않았지. 그들은 그를 흔들고, 끌고, 괴롭혀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때까지 놔두지 않았어.
‘정말이지, 끔찍하게도 재미있군!’ 이름 없는 마법사가 무심하게 중얼거렸어. 그의 얼굴에는 감탄인지 체념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 떠올랐지.
‘그럼, 자네 생각에는 이게 무엇인 것 같나? 맞출 수 있겠나?’ 탐색꾼 분주꾼이 초조하게 물었어. 그는 자신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깨닫고 있었을까.
‘뭘 맞춰? 한눈에 다 보이네!’ 이름 없는 마법사가 대답했어. ‘코펜하겐 아니면 또 다른 거대한 도시겠지, 모두들 똑같잖아! 그저 거대한 도시일 뿐이야!’
탐색꾼 분주꾼은 고요히,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속삭였어. ‘아니… 이것은… 웅덩이 속 물방울일 뿐이라네.’
두 마법사 사이에 침묵이 흘렀어. 붉은 물방울은 여전히 시끄러운 도시였고, 그 안의 생명체들은 끝없는 욕망과 투쟁 속에서 붉게 타오르고 있었지. 탐색꾼 분주꾼의 얼굴에는 자신이 부여하려 했던 '질서'가 오히려 '혼돈의 본성'을 선명하게 드러냈을 때의 씁쓸한 깨달음이 스쳤고, 이름 없는 마법사는 변하지 않는 인간 군상의 반복성에 대한 깊은 체념을 담은 시선을 물방울에 고정했어. 그들은 물방울 속에서 우리 모두의 모습을, 그리고 이 세상의 변하지 않는 진실을 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