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열매쌤의 교실 이야기#1

내가 가장 가슴 뛰는 순간

by 참된열매

자주 수업자료를 얻고 있는 한 밴드 운영자 선생님이 자신이 침여한 아이스크림 연수 쿠폰을 보내주는 이벤트를 하셨다. 신청만 하면 100명까지 수업자료 모음과 연수 쿠폰을 준단다. 무슨 내용의 연수인지 정확히 확인도 하지 않고 일단 공짜라니 얼른 손을 들어보았다.

초반에 잠깐 들었을까 육아시간을 쓰고 있어서 퇴근 전까지 수업이며 업무만으로도 빠듯해서 연수는 신청해놓고 잘 듣지 못했다. 연수 기한이 끝나간다는 문자가 연일 오지만 도통 집에서는 연수가 들어지질 않는 건 왜일까. 연수 종료일을 앞두고서야 연수사이트에 접수했다.

연수 이름은 ‘이 기적 밀착 토크’ 라고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약하시는 선생님들을 찾아가 그분들의 삶과 교실 속 이야기, 어떤 활약을 하고 계신지 등등을 인터뷰하는 식의 내용이다. 첫 강의를 들을 때는 진행하시는 선생님 특유의 과한 발랄함과 약간 정신없는 진행에 ‘아, 잘못 신청했다….’ 했지만 각 선생님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더해질수록 내용이 재밌어지고 내 교실에 적용할 점도 찾을 수 있었다.

어제는 좀 여유로운 금요일이라 강의 몇 개를 끝내 보리라고 열심히 연수를 듣고 있었다. 하나를 다 듣고 다음 강의를 누르는데 순간 귀를 의심했다. “세종시 00 학교 000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앗, 저기 가운데 앉은 저 선생님은 대학 때 동아리 후배가 아닌가.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그 애가 맞았다.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린 친구가 열정 선생님으로 등장하고 있는 건가? 학교 다닐 때도 쾌활하고 뭐든 해보길 좋아하고 에너지가 넘쳤던 친구로 기억한다. 마지막에 동아리 활동이 힘들어서 좋지 않게 동아리를 마무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마 연락을 못했었는데 대구에서 세종으로 간 것까지는 알았는데 저렇게나 멋지게 살고 있다니! 00은 알고 보니 인디스쿨(초등교사들이 수업자료 및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이트)에서 꽤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친구였다. 매일매일 교실이야기를 정리해서 독립출판사를 통해 책도 냈다고 한다. 학교에서 독서교육 모임을 만들어 유투버로도 활동하고 32살에 연구부장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친구 발령초에 카톡 프사를 보고 꽤나 열심히 살고 있구나 했는데 지금까지 내내 열정을 잃지 않고 살았던 모양이다.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가슴 한편으로 어쩔 수 없는 씁쓸함이 몰려왔다. 나도 학부 때는 글쓰기로 상도 받아보고 늘 책을 끼고 뭐든 기록하곤 하는 나름 문학소녀였는데…. 경혼 전에는 해를 보고 퇴근한 일이 없고 연수를 꾸준히 들으며 글쓰기, 독서 교육에 대한 열정을 활활 태웠었는데…. 결혼과 출산을 핑계로 매일매일 일과를 버티기만 하는 나를 돌아본다. 남이 만든 자료를 가져다가 쓰기도 버겁고 남들이 한다는 학급경영방식을 얼기설기 엮어다 매일의 문제를 땜질식으로 해결해버리는 내가 아닌가. 어디서 들었더라? 가슴 뛰는 일을 하라고 했던가? 나는 가장 가슴 뛰는 순간이 언제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