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준비
정글의 지난 40년 인생 안녕. 불행 끝 행복시작.^-^
by
햇살나무
Nov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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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디어 베트남에 있는 남편에게로 간다.
결혼 후 우리는 베트남에서 살기로 했었다. 남편 직장 따라.
그런데 나는 발길이 무거워 가지 못했다.
친정엄마와 친정아빠가 투닥하시고 싸우며 사시는 모습에 안심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내가 친정엄마와 떨어지는 게 싫어서 였을 것이다.
남편과 있으면 난 늘 행복했다.
남편은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마음이 하해와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행복하게 사는 게 죄책감이 들었다..
평생 나만 바라본 엄마를 두고 가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너무 일찍 돌아가셨고, 엄마와 친한 이모도 멀리 미국으로 떠나서 엄마는 늘 외로워하셨다.
나를 낳고 길러주시며 한 평생 희생만 하면서도 아빠에게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엄마가 가여웠다.
내가 낳은 아들을 엄마는,
엄마에게 사랑을 듬뿍 준 외할아버지처럼 생각하며 사셨다.
우리 아들은 나 안 닮고 지 아빠를 닮아
사람을 좋아하고 매사 배려하고 생각하며 소통하려고 하는 마음씨가 참 고운 아이다.
외로운 엄마와 마음씨가 싹싹한 아들사이가 각별해서 나는 엄마와 더 떨어지기 힘들었다.
아이가 크고 엄마는 늙어감에 따라,
내 마음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식은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며 사는게 효도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자식이 자주 찾아오지 않아도, 곁에 머물지 못해도
홀로서서 가정을 이루고 행복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효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늦게 철이 든 탓일까.
엄마품을 떠나지 못한 어리석음 때문에
엄마가 자식을 품어안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못하게 한 나는
불효자였던 것이다.
이제는 알겠다.
내가 제자리로 가야 엄마도 한 시름 놓고 쉴 수 있다는 것을
엄마와 아빠가 자식들 걱정에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는 게 더 힘들어졌다.
엄마와 아빠도 내가 내 자리로 돌아가면 사이가 좋아질 것이다.
이제야 나는 내 삶을 찾아 떠난다.
아니 되돌아간다.
돌고 돌아 오는데 12년이 걸렸다.
내 앞날에 건투를 빈다.
먼 곳에서도 나는 잘 살 것이다.
나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나 하나만 바라보느라
흰 머리가 드문드문 생긴 남편에게 가서
아들에게 부모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남은 평생 우리 가족끼리 사이좋게 잘 살 거다.
아들에게
미안하지 않은 엄마가 되고,
남편에게
미안하지 않은 아내가 되고,
엄마아빠에게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어 살 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순 없다.
세상걱정 다 끌어안아도, 내가 괜찮지 않으니 세상이 괜찮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서 유일한 나는
드디어 유일한 나의 삶을 살게 됐다.
고생했다. 정글아.
나한테 내가 너무 미안해서 눈물만 나오지만
이제는 웃자.
울지말고 웃자.
이제는 행복해 질 일만 남았으니까...
베트남으로 가도
브런치 활동은 계속할게요.
잘 사는 모습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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