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알아야 하는 5가지 비용

마케팅 의사결정의 비용(Cost)는 광고비 뿐이 아닙니다

1. 연차가 쌓이고 책임이 커지는 마케터일수록 경영진과 충돌하는 빈도가 잦아집니다. 그 충돌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점은 단연 '마케팅 예산'입니다. 조직이 예산 승인을 주저하거나 반려할 때, 실무자는 단순히 '회사가 돈 쓰기를 아까워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2. 하지만 경영진의 주저함은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실무자를 넘어 마케팅을 총괄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성장하려면, 예산서 너머에 존재하는 경영진 관점의 5가지 비용(Cost)을 반드시 이해해야 합니다.


3. 첫 번째는 단연 '금전 비용(Cash)'입니다. 매체비, 섭외비, 제작비 등 장부에 찍히는 돈입니다. 역설적이지만 돈은 마케터의 생각만큼 결정적인 허들이 아닙니다. 성장을 위한 가설이 합리적이고 기업의 자금 흐름에 무리가 없다면, 이는 집행 여부만 결정하면 되는 심플한 문제입니다. (물론 투자 자체에 극도로 보수적인 경영진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후술 할 비용적 투자 대비 단기·중장기적 매출과 점유율 상승이 명확한 숫자로 증명된다면 그들의 태도 역시 달라집니다.)


4. 경영진이 마케팅 예산 앞에서 가장 깊게 고민하는 진짜 이유는 두 번째, '타이밍 비용'입니다. 우리가 지금 한 단계 더 성장하지 못하는 진짜 병목(Bottleneck)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를 적기에 풀기 위해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의구심입니다.


5. 경쟁사는 어느 방향으로 자원을 쏟고 있는가.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선택하기까지 '정신적 허들'과 '물리적 허들' 중 어느 구간이 막혀 있는가. 이러한 진단 없이 얕은 트렌드만 좇는 캠페인은 경영진의 의구심만 키워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6. 경영진이 주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세 번째 '신경 비용'과 네 번째 '전환 비용'입니다. 마케터는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캠페인을 제안하지만, 기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생각보다 거대한 조직적 에너지를 태우는 일입니다.


7. 구성원들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진입하는 순간 엄청난 신경 비용을 소모합니다. 또한 기존 업무에서 새로운 업무로 주의를 돌릴 때 발생하는 관성과 마찰력, 즉 전환 비용은 막대한 조직의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8. 투입 예산이 적은 이른바 '가성비' 캠페인이라 할지라도, 다수의 인력이 투입되고 전사적 에너지가 분산된다면 경영진은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의 시간은 유한하며 리소스의 분산은 뼈아픈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9. 이 모든 비용의 총합은 결국 다섯 번째, '기회비용'으로 귀결됩니다. 회사의 자금이나 경영진의 의지 문제가 아닙니다. 마케팅 조직이 진짜 풀어야 하는 '문제(Problem)'를 효과적으로 정의하여, 그 제한된 자원을 가장 날카로운 곳에 쓰고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10. 누군가의 설명하기 어려운 '감'에 의존하거나, 콘텐츠 트렌드만 좇느라, 정작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본질적인 마케팅 문제를 미뤄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혹시나 비효과적인 곳에 자원을 집행하며 진짜 풀어야 하는 문제를 풀지 못하여 가속 성장의 기회를 날리고 잇는 것은 아닌가를 묻는 것입니다.


11. 중요한 것은 마케터가 이러한 보이지 않는 비용의 구조를 이해하고, 경영진과 같은 레이어(Layer)에서 시장과 소비자를 바라볼 수 있느냐입니다. 문제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기획하며, 실행하고 사후 검토하는 시스템적 프로세스가 부재하다고 판단될 때 경영진은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타이밍이 엇나간 투자는 아무리 금전 비용이 낮더라도 다층적 비용 관점에서, 조직에 이로움보다 해로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12. 따라서, 단순한 '돈'의 관점과 '직관'을 넘어, 다양한 비용 레이어를 고려한 경영적 관점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철저한 데이터와 숫자적 관점에서 가설을 수립하고 투자의 당위성을 역설할 때 비로소 조직은 움직입니다.


13. 결국 감(Gut feeling)이나 트렌드가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시장 및 경쟁사 상황 파악, 마케팅 문제(Problem) 분석, 그리고 이를 돌파할 치밀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조직의 승인을 얻어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화려한 기획서나 핫한 트렌드가 아니라, 이 5가지 비용을 압도하는 숫자로 구성된 전략입니다.




Written by Jacob | 애드타입 마케팅 전략 연구원 &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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