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불편하게 하는 친구에게 어떤 행동을 해야할까?
얼마 전 동네 엄마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중학교 남자아이들이 서로 다소 거친
몸싸움(?)을 하면서 놀고 있었는데
다행히
아이들의 표정은 모두 해맑고 즐거워보였지요.
저희는
"저 아이들은 지금 잘 놀고 있는게 맞겠죠?"
"저러다 이제 기분 상하면 갑자기 싸움 될텐데."
"갑자기 서로 주먹 날아가고. 그쵸?"
라며 아이들은 지켜보았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조금 뒹굴다가
엉덩이에 붙은 먼지들을 툭툭 털고
웃으며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아이들, 특히 남자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볼때면
참으로 의문스러운 점이 들때가 많습니다.
저 아이들은 지금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인가?, 싸우고 있는 것인가?
저 몸장난은 서로 좋아서 하는 것이 맞나?
밑에 있는 애는 분명 싫어하는 것 같은데 왜 웃고 있지?
16년차 교사인 저 역시 아이들이 몸장난을 하거나
서로의 물건을 뺏고 뺏으며 술래잡기를 하는 장면들은
늘 주시하며 지켜봅니다.
아이들은 장난에서 싸움으로의 전환은
한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몸장난을 하거나
서로의 물건을 뺏고 뺏으며 술래잡기를 하는 일은
학교에서 정말 흔하게 보는 풍경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이 놀이를 하면서 즐거워 합니다.
다만,
10초 전까지도 서로 웃으며
즐겁게 몸장난을 하다가
갑자기
주먹을 날리기도 하고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교실에서 교사는
아이들의 행동속에서
패턴과 분위기를 읽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먹이 날라가기 전
서로의 장난이 심해지는 것 같다 싶으면
아이의 미묘한 표정과 분위기를 읽고
"얘들아, 떨어져 몸장난은 이제 그만!"
"술래잡기 하지마세요."
"둘이 떨어지세요."
라고 말을 하여 정리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교사들은 쉬는 시간에도
교실을 떠나지 못하죠.
장난은 순식간에 싸움이 되고
서로 좋아 시작한 장난은
어느새 학부모들간의 '학교 폭력'문제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제가 '학부모들간의 학교 폭력'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이런 일이 있고 나서
대부분
아이들은 1시간, 길게는 하루 뒤면 싹 잊고 놀지만
부모간의 상처는 오래남아
법적 다툼으로 치닫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일이 더 커지거나 오해를 사지 않도록
대부분의 교사는 교실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끝까지 주시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교실 속 교사의 시선이 닿지 못하는 순간
또는 방과 후 놀이터나 등하교 길 등
아이들 간에
장난이 싸움으로 변질되는 순간은 참 많습니다.
이때 아이들은 하는 말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하지말라고 했는데 쟤가 계속 했어요."
"하지말라고 했는데 쟤가 계속 했어요."
억울한 아이는 씩씩 거립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화가나면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고 존중받을 때까지
모든 상황을 합리화하고 싶어합니다.
"선생님이 봤을 때, 아까 너도 웃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에요. 사실은 싫었어요!"
"혹시 하지말라는 표현을 어떻게 했어?"
"하지말라고 말했어요."
"친구가 들릴 정도로 크게 얘기했어?"
"그랬을..껄요?"
분명히 해두어야 할 점은
친구가 하지말라고 했음에도 과한 행동을 한 친구의 잘못이 더 크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내가 이 행동이 싫다는 것을 분명히 표현하는 것 역시
나를 지키기 위해서 내가 반드시 필요한 훈련입니다.
내가 정말 이 행동이 싫다면
하지말라고 정확하고 큰 소리로 2번이상 얘기할 것
그리고 절대 웃지 말것을 학생들에게 이야기 해줍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방법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입니다.
지난 상담 때 어떤 어머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아이는 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걱정이에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하지말라고 해도 친구들이 계속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표정 연습을 좀 하려구요."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친구가 웃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계속 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아이가 싫었음에도 그 자리에 계속 남아있었다는 점이에요.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에 비해 직관적이지요.
친구 친구들과 무리지어 놀고 싶어하는 여자 아이들과 달리
이 자리에 함께 있으면 얘도 함께 놀생각이 있구나.
얘한테 이렇게 해도 되는 구나.
내가 이렇게 해도 얘는 여기 계속 남아 있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우리 아이가 다른 과격한 친구들에게 치이는 것 같아
걱정이 큰 어머님들의 경우
아이들에게 카리스마 있는 표정과 목소리를 연습시키기 위해
노력하십니다.
도움이 될수도 있겠지만
자칫 과해지면
예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민호'처럼
어색한 표정과 말투가
더 놀림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 어머님들께 말씀드립니다.
"아이가 싫다는 의사를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에요."
아이들은 나에게 하는 건 싫지만
그래도 그 안에 끼어서 놀고 싶다는
이중적인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욕심이지요.
내가 그 안에 끼어서 당하는 것이 싫으면
아무리 상황이 재미있어보며도
그 자리를 떠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나와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찾아 가야지요.
속된 말로 어른들도 이렇게 말하죠.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나에게 똥이 될 것 만 같은 상황은
피할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 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여자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 아이들의 대부분 문제는 무리 안에서 일어납니다.
그 무리에 끼어 있는 것이 좋으면서도 불편한 이중적인 마음때문에
혼란스럽고 힘들어합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참을 수 있으면 참고 맞춰가며 무리안에 남아있거나
내게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하면 용기있게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합니다.
자꾸 친구를 변화시키려고 힘들어하지 말고
그 무리에서 나오고
그 단톡방(단체 채팅방)에서 나와
새로운 친구를 찾아 떠나야 합니다.
그 여정이 쉽지 않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오히려 제도적인 장치가 어느정도 마련되어 있는
학교 안에 있을 때 그런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더 외로워지는 순간도 있고
새로운 사람을 찾아 떠나야 하는 순간도 많이 있기 때문이지요.
여자아이들 간의 문제 대부분은
단톡방(단체 채팅방)에서 일어납니다.
그 안에서 나를 험담했다거나
나를 빼고 대화를 나누어서 섭섭했다거나
친구들 끼리만 공통 프로필로 바꿨다거나
이런 문제들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SNS를 끊어도 됩니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도
잘 생활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엄마가 이제 카카오톡은 하지말래. 나는 여기서 나갈게."
이 정도 말이면 충분합니다.
저도 학생으로 생활할 때에는 잘 몰랐어요.
내가 알고 있는 세상, 내 주변에 있는 친구들의 생활만이
전부인줄 알았죠.
하지만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둘러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학교에는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있고
나에게 맞는 사람은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릴 수는 있지만
그 외로움의 시간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버티고 노력하면
반드시 더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이 되면
용기있게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용기,
요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연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