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시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방정식은 미지수를 찾아내는 술래잡기 같은 것이다. 필자가 수학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나서 제일 재미있어하던 분야였다. 수식 안에는 술래가 숨어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주어진 수식과 조건을 잘 살피고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어 술래를 찾아내는 것이다.
방정식을 푸는 것은 범죄소설에서 탐정이나 형사가 논리적인 추리로 범인을 잡는 과정과도 흡사하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단서들이 있다. 그 단서들을 짜 맞춰 범인이 하나의 숫자여야만 하도록 옴짝달싹 못하게 해야 한다.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수학적 트릭이 사용된다. 이 수학적 트릭을 많이 알고 있으면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 좀 더 수월해진다. 이것은 방탈출 게임에서 여러 단서들을 이용하여 결국에 방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것과도 같다.
방정식은 미지수와 연산자, 숫자, 그리고 등호 등으로 구성되고, 아주 간단한 방정식을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x + 3 = 4
여기서, x는 미지수이고, +는 연산자, 3과 4는 숫자, 그리고 =는 등호이다. 어떤 숫자에 3을 더한 값이 4와 같다는 말이다. 여기서 어떤 숫자 x를 찾아내는 것이 방정식을 푸는 것이다. x + 3이 등호 왼쪽에 있으므로 좌변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4는 우변에 있다. 좌변과 우변은 등호로 연결되어 있다. 결국, 좌변과 우변은 같은 값이라는 말이다. 어떤 숫자에 3을 더한 값이 4와 같으려면 어떤 숫자는 1이 되어야 한다. 이 술래는 너무 찾기 쉬운 곳에 숨어있었다. 우리는 별 힘을 들이지 않고 술래가 숫자 1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조금 더 꼭꼭 숨은 술래를 한 번 찾아보자.
2x + 5 = 4x + 1
술래가 분신술을 쓰듯 양 변에 숨었다. 아무런 조치 없이 x 값을 한 번에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천재의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수학 문제는 천재만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방법만 알면 얼마든지 문제를 풀 수 있다. 우리가 먼저 할 일은 분신술을 써서 양 변에 숨어 있는 술래를 한쪽 변으로 모으는 것이다. 여기에는 수학적 트릭을 써야 한다.
좌변과 우변은 등호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같은 값이다. 같은 값에서 동일한 어떤 숫자를 더하거나 빼도 두 값은 같아야 한다. 좌변과 우변에 동일한 숫자를 더하거나 빼도 등호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말이다. 심지어는 두 변에 동일한 숫자를 곱하거나 나눠도 등호는 유지된다. 이건 너무 당연한 이치다. '이걸 트릭이라고 하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 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정식을 푸는 과정에서 이 방법만큼 효과적이고 유용한 트릭은 없다.
먼저 양 변에 각각 2x라는 숫자를 빼줘 보자.
2x + 5 -2x = 4x + 1 -2x
5 = 2x + 1
또, 양 변에 각각 1을 빼줘 보자.
5 - 1 = 2x + 1 - 1
4 = 2x
그리고, 양 변을 2로 나눠보자.
4 / 2 = 2x / 2
2 = x
이렇게 트릭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x 값이 2와 같다는 결과를 얻었다.
트릭을 사용하는 목적은 미지수를 홀로 한 변에 몰아놓는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변의 숫자가 바로 해답이 된다. 이렇게 미지수를 한 변에 홀로 남겨두는 것을 우리는 '방정식을 푼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