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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현 Apr 30. 2019

안녕, 칭다오

#칭다오일기 6. 이번 여행일기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자면



6시 15분쯤 일어나 세수만 하고 나왔다. 오늘의 날씨는 여행 첫날처럼 매우 맑았다. 여행 내내 조금씩은 흐리더니 떠나는 날 이렇게 날씨가 좋다니. 이건 모든 여행의 딜레마다. 떠나는 날 날씨가 가장 좋을 것.



공항으로 가는 버스 티켓은 국돈 호텔과 딱 달라붙어있는 옆 건물인 에어포트 호텔에서 살 수 있다. 국돈 호텔과 세븐일레븐 사이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면 프런트가 있고, 그 옆에 터미널 버스라고 적힌 곳이 있다. 우리는 7시 표를 사고 안에서 대기하다 6시 55분에 버스를 타기 위해 나왔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역시 공항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나니 여행이 끝이 났구나라는 걸 실감했다.



티켓팅을 하고 나니 배가 고파 공항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음식이 늦게 나오는 바람에 서둘러 출국 심사를 받고 달려서 간당간당하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내 모든 여행 통틀어 이토록 다급했던 출국(입국)은 처음이야.



엄청나게 큰 거인이 건물 모양의 블록을 똑 떼가 하나하나 꽂아놓은 것 같았던 칭다오. 똑같은 건물 수십 채가 몰려있는 모습은 비행기를 타고 위에서 봐도 그리고 달리는 차를 타고 옆에서 봐도 무서웠다.




솔직히 적자면 이번 칭다오 여행일기는 정말로 손이 가질 않았다. 일단 이 시기에 나는 한창 카메라 필터에 빠져있던 터라 모든 사진에 필터를 씌워 사진을 찍었고 (차라리 그냥 찍고 나중에 필터를 씌웠다면 원본이라도 남아 있을 텐데)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보는 그 사진들의 색은 촌스럽기 짝이 없었다. 이때의 사진 자체에 애정이 없다 보니 보정하는 것도 쉽지 않아 결국 날림으로 보정해버렸다. 여기에 더불어 이 여행을 함께한 친구와 지금은 만나지 않는다. 그 이유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모든 것을 적기에는 너무 구질구질하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가 이 여행이기에 더더욱 적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만날 생각이 없는 친구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 여행일기를 끝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남은 여행일기는 많지만 다행히 이만큼 미루고 싶은 여행은 없다. 이건 다시 여행일기를 부지런히 쓰겠다는 나의 다짐이자 이 여행일기를 질질 끈 것에 대한 변명이기도 하다.


2016년 11월 20일

캐논 EOS 550D + 필터 사용




여행일기 #칭다오 편 연재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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