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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애 Feb 16. 2017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시공간을 초월한 편지가 전해주는 감동과 위로

오늘 소개해 줄 책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이야. 쌤이 심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느끼고 생각한 부분이 많았어. 너희들은 그냥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도 될 거야. 모든 책이 그렇듯이 독자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같은 책도 다르게 읽히는 법이니깐. 쌤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 단지, 이 책을 읽고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 읽어주는 Sam]이라는 글을 연재하게 되었어. ^^  



이 책을 읽은 친구들도 있고, 아직 안 읽은 친구들도 있겠지. 안 읽은 친구들은 이 글을 보고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어. 이 글을 통해 대략적인 스토리는 알게 되겠지만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꼭 확인해보길 바랄게! 이 책은 삼인조 도둑이 고물 차를 훔쳐 도망가다가 늦은 밤 한적한 시골에 차가 멈추게 된 사건에서부터 시작해. 그들은 은신할 곳이 필요해서 오래된 폐가에 몸을 숨기게 되지. 그런데 그곳에 안타까운 사연의 편지가 한 통 배달된 거야. 그 새벽에 말이야. 처음에 도둑들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알고 보니 그곳의 옛 주인이 편지로 고민상담을 해주었다는 것을 오래된 잡지를 통해 알게 되지. 그리고 곧 새벽에 배달된 편지가 과거로부터 온 편지라는 것을 알게 되고, 과거의 정보를 알고 있는 도둑들은 나름 진지한 답장을 써주게 되지.  


그런데 전문 상담가가 아니었던 삼인조 도둑은 서툴 수밖에 없었어. 상담자를 혼내기도 하고, 독설을 퍼붓기도 하지. 그리고 지시하고 단정 짓는 언행을 서슴지 않아 상담자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어. 그런 상담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었지만 오히려 자신이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기 위한 지혜로운 행동으로 판단하는 상담자도 있었지. 그런데 어떻게 나미야 잡화점은 타임머신과 같은 공간이 된 것일까? 그 이유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잠화점의 주인 할아버지의 삶이 어떻게 끝났는지와 연관되어 있어. 소설의 중간은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 할아버지와 가족,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편지로 상담받은 사람들의 삶에 대해 소개되지. 그리고 마지막은 다시 삼인조 도둑의 삶이 그 등장인물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지. 작가는 실타리가 꼬여있는 것처럼 얽히고설켜있지만 우리네 삶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이 책은 편지뿐 아니라 우리가 사소하게 타인에게 하는 말, SNS상으로 익명으로 주고받은 댓글들, 그런 것들이 모두 의미 있는 행위는 아니겠지만 그것들이 가진 파급력에 대해 생각하도록 해. 물론, 그런 사소한 말이나 글이 우리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는 없겠지. 이 책에도 등장하지만 상 받는 사은 이미 자기가 원하는 답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 그런 경우는 단지 상담을 통해 확인받고 싶어 하. 하지만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기도 하고, 생각을 수정하거나 인생일대의 중요한 선택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지. 결국, 삼인조 도둑이 마지막에 과거로부터 받은 편지를 통해 자신들의 삶을 반성하고, 앞으로 다시는 도둑으로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것처럼.


전문적인 상담사가 아니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 그리고 삼인조 도둑이 써준 편지에 많은 사람들은 감사의 편지를 보내지. 자신이 정말 고민하고 힘들었던 순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편지였다는 거야. 물론 고민 상담을 해준 편지 한 통을 평생 기억한다는 것은 조금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지. 어디까지나 소설이니까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쌤도 생각해보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 은인, 추억은 있는 것 같아. 그 순간이, 그 사람이, 그 기억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쌤이 어떤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겠지. 지난 일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되는 것이니깐. 그렇다면 우리도 살면서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말을 해주거나 글을 써주는 것쯤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너희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에게는 한 순간이라도최고로 의미 있는 기억을 선사해줄지도 모르잖아. 너희에게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번 생각해보자. 상담은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사람만 해줄 수 있는 것일까? 우리가 살면서 타인에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말이나 글은 무엇이 있을까? 상담이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면 그것은 상담가 때문일까, 상담을 받은 사람의 의지 때문일까? 상담사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해결책을 제시해줘야 하는 걸까? 경청, 지지, 격려, 공감만으로 충분한 걸까? 만약 심리학과 상담학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이런 내용을 주제로 이 책을 읽고, 친구들과 토의하고 토론해볼 수도 있을 거야.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 공감하는 일도 쉽지 않겠지. 


하지만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시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때문이 아닌 타인의 고민에 '진심으로 답해준 몇 마디 글'때문이 아니었을까? 삼인조 도둑도 할 수 있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 우리도 해보자. 진심으로 들어주고 답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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