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by 애나

나는 운명을 믿는다.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

그 모든 것을 나는 운명이라고 부른다.


그날도 그런 이끌림이 있었다.


“과학실에 금붕어가 들어왔습니다.

금붕어 키우고 싶은 교실 있나요?”


어?


한창 바쁜 3월,

평소라면 지나쳤을 업무메신저 창에서

유난히 그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재빨리 답장을 보냈다.


급식을 먹고 교실로 돌아오자

금붕어 세 마리가 담긴 수조가 도착해 있었다.


“와! 금붕어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은 신이 나서 날뛰었다.

그러나 내 심장은 다른 의미에서 뛰기 시작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금붕어가 위험하다!’


여과기, 기포기, 또 뭐가 필요하지?


퇴근 후 급하게 대형 마트를 찾았다.

다행히 수족관 코너에서

금붕어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심장은 계속 뛰었다.

금붕어들이 잘 있을지 궁금했다.


다음날, 다행히 금붕어들은 무사했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금붕어를 구경했다.

교실에서 동물을 키우는 걸 상상해본 적이 없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았다.


고민이 많아졌다.

주말에 밥은 어떻게 주지?

자동급여기를 사야 하나?


그러나 다음날, 그 모든 고민은 사라졌다.


아이들과 나는 충격에 빠졌다.

겨우 이틀밖에 돌보지 못했지만

심장에 묵직한 돌멩이가 내려앉은 것 같았다.


텃밭에 금붕어들을 묻어 주고

수조와 어항용품들을 깨끗이 씻어 말렸다.


허전했다.


아이들도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빈 수조에 다른 동물을 두기로 했다.

학급 회의 시간에 아이들이 정한 동물은


거북이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