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어느 하루 I - 감사

by AERIN


잘 해주지도 않고 미운 말만 하는 내게

항상 올 때마다 좋아하는 빵을 사다 주고

'이 빵 보니까 네 생각이 났어!'

하며 사진을 보내주는 이가 있어 감동한 날이네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내가 참, 정말 무심한 사람이란 걸.

반성합니다..


원하는 걸 사다 주거나 챙겨주길 바라는 게 아녜요.

'나의 사소한 점'을 기억해준다는 게 감동인 거죠.

정말 사소한 건데 그게 다였어요.


생각해보면 모든 걸 기억해줘서

그게 너무 미안해서

좋으면서도 거절하기도 했어요.

기억해주고 챙겨주는 게 너무 좋아서,

바로 길들어버릴 것 같아서요.


누군가가 기억해준 만큼

나도 그만큼 더 기억해주면 됐는데..

아니, 기억한 만큼 나도 보여주면 됐는데.

그렇게 서로 길들이고, 길들여지면 됐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화가 '어린 왕자'예요.

어린 왕자의 여행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죠.

그중에 항상 좋아했던 건 '검은 상자' 이야기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사막 여우' 이야기가 떠올라요.


서로가 길들여진다는 것.

제게 부족했던 부분이죠.

길들여진다는 것에 대해 두려웠던 것 같아요.


막연히 머리 속에, 마음으로 느꼈던 부분인데

오늘, 누군가에겐 사소했던 그 한 장의 사진이

저에게 많은 걸 깨닫게 했어요.


깨달았지만,

바로 변화하긴 어렵겠죠..?

바닥을 찍었던 자존감은 여전히 온전치 못한지라~

이런 사소한 경험이 하나씩 쌓이면

저도 좀 단단해지고

그럼 관계 속에 잘 길들여질까요?


최근 3년간은,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그동안 헛똑똑이로 살았단 생각에

혼자 일어서 보려 아등바등 움직였는데

여전히 지금도 헛똑똑이였네요.


여전히 헛발질 많을 것 같지만,

나이 먹은 만큼 하나씩만 깨달았어도

어느 정도 살았을 것 같은데

아직 살 날은 많으니까..

늦지 않았다! 생각하고 씽긋 웃어봅니다.




미션 수행을 위한

매일 감사와 칭찬거릴 찾는 것도 버거웠고

그러다 보니 불만과 반성 거리들만 가득해지고

그래서 하나같이

우울하고 어둡고 침울한 글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감동에 가득 찬 감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또한, 감동에 가득 찬 감사의 글도 쓸 수 있어서

더블로 감사합니다.


벗이 보내준 사진 속 빵을 사서

벗이 사준 거라 생각하며 먹으니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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