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하고 비참했던
그런 날이 있다.
크게 나쁜 일이 생긴 건 아닌데
이상하게 되지 않는 날.
아침부터 감동이 있어 절로 감사했던 그런 날인데
조금씩 어긋나는 일들이 계속되는 그런 날.
좋았던 일마저 좋지 않은 일이 돼버리는 그런 날.
떡 하나 더준 단 심정으로 했던 일이
바보짓이 되었을 때
본의 아니게 끼니를 놓치게 되었을 때
차 마시며 후루룩 먹으려 했는데
바빠서 그조차 못했을 때
빠르게 정리하려 한 게 이상한 사람 취급 당했을 때
함께가 필요해서 용기 내서 던진 모든 것들에 거절을 당했을 때
괜찮아요
내가 했던 말들이다.
오늘 수도 없이 내뱉은 말.
아니, 안 괜찮다.
내가 원했던 그 시간에
다른 이가 즐거워하는 걸 보았고
용기 내었던 그 순간순간마다
그저 그런 존재 따위가 되었고
사소한 것 어느 것 하나 나를 위한 일이 없이
다 남을 위한 일만 하면서
그 일조차 당연한 일처럼 취급받는데
대체 뭐가 괜찮아!
안 괜찮다 했어야 했다.
나의 존재가 없는 곳이라면
다짐한 대로 가벼이 버림 되었다.
그런데,
버리지 못해서 내가 무너졌다.
새어 나오는 나를 서둘러 주어 담아 도망쳤다.
멍청한 내가 어김없이 멍청한 짓을 할 것 같아서.
안 괜찮다 말 못 하는 아둔한 존재라
매번 똑같은 일로 상처 나고 아물기를 반복하면서
나는 우두커니 얼음이 되어 서있다.
탓하거나 원망하려는 게 아니다.
원망은 멍청했던 나를 탓해야지.
괜찮은 척 버리지 못하고 쌓아둔 나를.
그렇다고 너덜해진 내가
어줍잖게 누굴 위해줘야 하는거지?
혼자인 것도 내 탓이다.
혼자 척은 다 했으니.
나를 아끼자 해놓고
말뿐인 아둔하고 미련한 멍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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