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_지금 세상은 가을을 번역중이다

FEB 27. 2018

by AERIN



지금 세상은 가을을 번역중이다 by 이수정

구름이 태어나는 높이
나뭇잎이 떨어지는 순서
새를 날리는 바람의 가짓수
들숨과 날숨의 온도 차
일찍 온 어둠 속으로
숨어드는
고양이의 노란 눈동자
밤새 씌였다가 지워질 때
비로소 반짝이는
가을의 의지

고르고 고른 말
이상적인 배열과
충동적인 종결

각자의 언어로
번역되는 가을


여러 계절을,

시간을,

산을,

바다를,

각자의 언어로 그린다면


누군가의 목소리로,

눈과 귀로

말하고 또 듣고 읽으며

그렇게 누군가의 머리 속에

다시 한 번 그려진다면


...


여기까지 글을 쓰고 뒤는 이어갈 수 없었다.

정신없이 일에 치어

시에 대한 담아뒀던 감정들은 그대로 버려졌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눈, 코, 입 이상적인 언어로 담아낼 수 있다면.

그 사람의 모습을 한땀 한땀,

내 머리 속에도, 글로 그려낼 수 있다면.


끝까지 전하지 못하더라도

내 가슴 가득 벅차오를 듯 하다.



#1일1시 #100lab #이수정 #지금세상은가을을번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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