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마음 탓

MAR 29. 2018

by AERIN


무사히 하루를 마쳤음에도

힘이 나지 않는 이 기분도


하나일 땐 그럭저럭 괜찮은데

둘이 함께일 땐 부아가 치미는 것도


늦은 밤 따뜻하게 죽을 데워놓곤

굳이 체중계에 올라 입맛 사라지게 하는 것도


여행 뒤 불어난 몸무게가

더 이상 빠지지 않아 화가 나는 것도


지저분한 바람 탓에 하나둘씩

지쳐버린 얼굴 위로 솟아올라 속상한 것도


그런 날 거울로 볼 때마다

왜 이리도 한심한지,


멍텅구리같이 제멋대로 작동하는

이 감정들도


이 모든 게

빌어먹을 마음 탓







지치고 힘들어도

철벽 치고 닫아버릴 수 있으면서

그곳, 그 순간은 여지없이 무너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