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_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JUL 28. 2018

by AERIN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by 라이너 마리아 릴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해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
그 짙은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 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하게 네가 왔다
마침 꿈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줌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들이 호두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방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주는 것을


몸도 마음도 아파 올리지 못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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