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_저녁의 호명

AUG 05. 2018

by AERIN



저녁의 호명 by 허은실

제 식구를 부르는 새들
부리가 숲을 들어올린다

저녁빛 속을 떠도는 허밍
다녀왔니
뒷목에 와 닿는 숨결
돌아보면
다시 너는 없고
주저앉아 뼈를 추리는 사람처럼
나는 획을 모은다

어디로 가는가 무엇이 되는가
속으로만 부르는 것들은

네 이름이 심장을 죄어온다

소풍이라 말하려 했는데
슬픔이 와 있다

도요라든가 저어라든가
새들도 떠난 물가에서
나는 부른다
검은 물 어둠에다 대고
이름을 부른다

돌멩이처럼 날아오는
내 이름을 내가 맞고서
엎드려 간다 가마
묻는다
묻지 못한다

쭈그리고 앉아
마른 세수를 하는 사람아
지난 계절 조그맣게 울던
풀벌레들은 어디로 갔는가
거미줄에 빛나던 물방울들
물방울에 맺혔던 얼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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