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한번 정성 들여 보려고

꽃씨 뿌리기

by 프레이야

25. 03.16.

봄만 되면 화단을 잘 꾸며 보겠다고 다짐을 하건만, 좁은 땅덩이에 이것저것 씨 뿌리고, 어디에 뿌렸는지 생각 안나, 그 위에 모종 사다 심고, 정성껏 물을 주고 쳐다보다, 꽃이 좀 폈다 싶으면 어느순간 물을 제때 주지 않아 말려 버리고, 잡초가 성하면 허리 아프다고 깨작대다 여름 폭염과 가뭄에 항복한다. 그러다 가을이 오면 이번에야 말로 예쁘게 꽃을 심어 보겠다고 가을꽃을 사러 꽃시장에 가서 두 세 종류의 꽃모종을 사 온다. 처음에 정성을 들이다가 어느 순간 물 주기가 귀찮아지며 꽃이 시들기 시작한다. 시든 꽃에 물 줄 필요가 없어 그냥 둔다. 그러다 신경이 거슬리면 시든 꽃을 다 뽑는다. 깨끗하고 휑한 정원을 그냥 놔 둘 수 없어, 꽃 친구로부터 모종을 얻어와 심어 보지만 뭔가 어수선하다. 이렇게 3년이 지났다. 3년 정도 지나면 뭔가 자리가 잡혀 있어야 될 것 같은데 특별할 것 없이 그냥 또 봄이 왔다. 이번엔 정말 잘해보자고 다짐한다. 작년에 뿌리고 남은 꽃씨를 펼쳐보며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열망을 다시 불태운다.

예쁘게 한다고 잔디로 켜켜이 쌓아 올렸던 주택의 담이 작년 여름 폭우로 무너져 내리고 아끼던 나무 몇 구루가 뽑혀나갔다. 부분보수를 했음에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치 않았으므로 다시 무너지기를 여러 번, 이번에 새로 콘크리트 옹벽을 치는 중이다. 옹벽 공사가 끝나면 잘해보자.


작년 사진

6.6.현재

옹벽공사는 4월 초에 끝났고 곧바로 꽃씨를 뿌렸다.

씨를 뿌리면 한 두달 안에 꽃동산이 될줄 알았다. 위에 있는 꽃씨 12개를 뿌려본 결과가 참 어이없다.

꽃이 핀것은 엊그제 코스모스1개, 금잔화 처럼 생긴 꽃 2개가 전부다. 양귀비와 층층이 꽃은 진작에 싹이나서 이파리만 씩씩하다. 나머지 8종류는 흔적도 없다.

상추씨를 뿌리면 엄청난 양의 상추가 난다. 꽃씨도 그런줄 알았다. 전혀 아니다. 씨앗뿌리는것은 하지 말아야겠다. 차라리 모종 몇개 사는 것이 훨씬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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