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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박씨집안 시제에 함께 가주는 고마운 마누라

내 마누라 탐구 생활 35화, 초혼2(자작시)

@초혼2 (자작시)

돌아가신 아버지와 외할머니 생각에 지어본 자작시..


뿌려진 육체여..

이제는 만질수도 없는구나..


만질수 없음이..

가슴에 사무치게 덮쳐온다..


덮쳐온 슬픔에..

엎드려 울음마저 토해내도..


토해낸 울음에도..

답조차 들려오지 않는구나..



@매년 시제에 함께 가주는 고마운 마누라


결혼 후 아직까지는 많은 부분에서 여자가 남자 집안을 따라야 하는 현실이니 당연한 이야기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 속에서 여성이 남자에게 맞춰 주는 것은 그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당연한 것이 당연한게 아니라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차이점이 발생한다.


"아니, 당연히 여자가 해줘야 할 것을 왜 안하고 못 해줘?"


"당신이 렇게 잘 해줘서 너무 고마워~"


이 둘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2018년에 아버지가 객사로 돌아가신 후로 박씨집안 어르신들께서 매년 11월 첫째주 토요일 아침마다 장흥 신세계 공원에 모여 시제를 드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되어 나도 마누라를 데리고 매년 꾸준히 참석을 하고 있는 중이다.


마누라가 매일 수면제를 먹고 있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 하면서도 매년 같이 참석을 해줘서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이다.


그리고 시제에 도착하면 쉬지도 못하고 제사상 차리는 일부터 제사 후 식사 준비~마지막 정리까지 군말없이 척척 거들고 나선다.


물론 남자들도 다같이 하는 일이지만  박씨집안을 위해 선뜻 나서서 일을 하는 마누라의 모습이 내 눈엔 그렇게 이뻐보일 수가 없다.


올해도 지난 토요일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2시반이 되었고 마누라가 많이 힘들었는지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져 3시반~6시반에 교회 '생명의 삶' 말씀 공부를 처음으로 하루 쉬기로 하였다.


"고생했어, 마눌~ 고맙고 사랑해~♡"


평생 고목나무의 매미처럼 내 옆에 꼭 붙어 있겠다는 그녀가 마냥 사랑스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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