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을 내딛다
이 글은 부부, 친구, 동료와의 관계에서 혼자 상처받고 방황하는 평범한 사람이 시를 통해 다시 삶의 방향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일상의 반복과 인간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자신만 외로운 게 아닌가 고민하는 분들께, 비슷한 아픔을 겪은 누군가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의 성찰과 성장 과정을 따라가며, 누군가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고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다가오는 시와 함께 치유와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시작은 눈물로 시작된다고 누군가 말했다. 아니, 제목부터 “언제나 시작은 눈물로”(윤선애, 1991)였으니, 삶의 시작이란 애초에 그런 눈물 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막 피어오르려는 봄, 겨울의 끝인 지금이 꼭 그렇다.
눈이 눈물로 녹아내리는 겨울, 마음이 유난히 여린 친구가 있다. 인생의 봄이라 불리는 서른을 맞이하자마자 결혼식을 올리고야 만, 마치 아직 준비되지 않은 계절처럼, 그의 시작은 어딘가 서툴고 아슬아슬했다. 결혼의 현실보다는 낭만이 먼저였고, 책임보다는 설렘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남들이 하라는 대로, 남들이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삶이란 언제나 그런 법이다. 그렇게 누구나 준비되지 않은 계절을 맞이하며, 어설픈 첫발을 내딛는 법이다.
새나래
긴 겨울을 보냈다
마치 사해(死海)의 한복판에 떠 있는 사체처럼,
팔다리를 움직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떠 있을 수 있었고,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로 낡은 보도블록 틈새에서
작고 푸른 날개를 발견했다.
그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나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내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용히,
내 안의 침묵을 깨우기 시작했다
[표지사진: Gemini_Generated_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