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는 권능을 바탕으로 한 권력의 기초를 이루는 인간 사회에서 불가피한 요소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교사와 학생 사이에도, 지도자와 구성원 사이에도 권위는 존재한다.
문제는 권위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형성방식을 거쳐왔는지와 행사방법에 있다.
" 합리적 권위는 그 권위에 의존하는 인간의 성장을 촉진시키며,
구성원의 합의된 권능을 바탕으로 한다. "
" 반면 비합리적 권위는 권력을 바탕으로 유지되며,
권력에 굴하는 사람들을 착취하면서 존속한다. "
합리적 권위는 능력과 신뢰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훌륭한 교사는 학생보다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통해 학생을 억누르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권위는 강압이 아니라 안내이며, 복종이 아니라 배움의 과정이다.
권위가 존재하지만, 그 목적은 의존을 영속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
이런 권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약해진다.
왜냐하면 상대가 성장함에 따라 더 이상 일방적 의존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합리적 권위는 두려움 위에 세워진다.
그것은 “내가 옳다”는 주장보다 “나는 힘이 있다”는 사실에 기대어 자신을 정당화한다.
권력은 처벌과 보상을 통해 사람들을 통제하고, 질문과 비판을 억압한다.
이런 권위 아래에서는 개인의 사고와 창의성이 위축된다.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눈치를 보고, 책임지기보다 지시에 따르려 한다.
겉으로는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내부에는 침묵과 불신이 쌓여간다.
합리적 권위와 비합리적 권위를 가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 그 권위가 인간을 성장시키는가,
아니면 의존하게 만드는가 하는 점이다. "
전자는 상대의 가능성을 신뢰하며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다.
후자는 상대를 미성숙한 상태에 묶어 두고,
복종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한다.
전자는 합의된 권능, 즉 구성원들이 인정한
전문성과 도덕성에서 힘을 얻는다.
후자는 강제력과 위계에서 힘을 얻는다.
우리는 종종 권위를 부정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따르는 두 극단에 서기 쉽다.
그러나 필요한 것은 권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성찰하는 일이다.
내가 따르고 있는 권위는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나를 위축시키고 있는가?
내가 행사하고 있는 권위는 타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가?
아니면 복종을 요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우리 사회의 방향을 결정한다.
진정한 권위는 스스로를 절대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정당성을 검증받고, 비판을 수용하며,
타인의 성장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완성 할 수 있어야 한다.
권위가 사라질 때 까지가 아니라, 더 이상 필요 없을 때까지 존재하는 권위.
그것이야말로 합리적 권위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