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너지 0] 새벽은 나를 만드는 시간

가장의 새벽을 건너 비로소 나를 만납니다

by 주방이모 정혜원


​새벽 5시, 세상이 아직 깊은 잠에 잠겨 있을 때 나는 눈을 뜹니다.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오롯이 나의 선택입니다. 사람들은 때로 혼자 남겨지는 시간을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저는 압니다. 이 고요한 새벽이야말로 진짜 '나'를 빚어내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요.

40년 가장의 새벽, 10년 주방의 새벽
​돌이켜보면 제 인생의 새벽은 늘 타인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40년 봉제 공장을 다니던 시절, 새벽은 세상이 내어준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었던 '가장의 시간'이었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어깨에 짊어지고 서둘러 집을 나서던 차가운 새벽 공기가 아직도 살결에 생생합니다.

​그 후 10년, 식당 주방이모로 살았던 새벽은 식재료를 다듬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던'노동의 시간'이었습니다.

남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 정작 제 마음의 허기는 돌볼 틈이 없었지요. 그렇게 수십 년을 세상의 속도에 맞춰, 타인의 요구에 응답하며 살아왔습니다.

65세, 비로소 '나'를 만나는 커피 한 잔
​변화는 예순한 살에 찾아왔습니다. 처음 SNS를 배우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는 새벽의 진짜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순다섯이 된 지금, 저의 새벽 5시는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오직 '나' 자신만을 만나는 가장 사치스럽고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새벽에너지]란 세 가지 빛깔을 띠고 있습니다.
첫째는 '감사'입니다.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감사, 어제의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오늘의 기쁨으로 깨어났다는 감사입니다. 무엇보다 누군가를 위해 소모되던 삶에서 나를 위한 삶으로 변했다는 사실이 저를 가장 깊게 감사하게 합니다.

​둘째는 '에너지'입니다. 어제의 낡은 나를 허물고 오늘의 새로운 나로 일어나는 에너지입니다. 나이가 걸림돌이 아니라는 깨달음, 65세도 얼마든지 뜨겁게 도전할 수 있다는 불타는 에너지가 이 고요한 시간에 잉태됩니다.

​셋째는 '희망'입니다. 12월 31일의 나를 향한 희망, 월 1,000만 원의 수익을 꿈꾸는 경제적 희망, 그리고 제 이름이 박힌 책 한 권을 완성하겠다는 작가로서의 희망입니다. 새벽마다 쌓아 올리는 이 작은 글들이 모여 결국 거대한 인생의 비단이 될 거라는 확신입니다.

​작은 폰 위에 펼쳐지는 나의 세상
​새벽은 저에게 '글쓰기'입니다. 모두가 잠든 조용한 시간에 작은 스마트폰 하나를 마주하고 제 속의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 놓습니다. 손가락은 여전히 느리고 기술은 한참 부족하지만, 저는 멈추지 않고 계속 씁니다. 느리게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멈춰 서 있는 것을 경계할 뿐입니다.

​이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새벽, 저는 누구보다 먼저 깨어나 커피를 마시고 확언을 외치며 책상 앞에 앉습니다. 그리고 제가 길어 올린 새벽의 에너지를 여러분께 들려드리려 합니다.

​당신의 새벽은 어떤 색깔입니까?
​당신에게도 당신만의 새벽이 있나요? 당신의 새벽은 어떤 시간입니까? 그저 혼자라 외로운 시간인가요, 아니면 내일을 걱정하며 두려워하는 시간인가요? 아니면 저처럼 당신을 새롭게 만드는 시간인가요?

​이 [새벽에너지] 시리즈를 통해 여러분도 저처럼 새벽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의 소음이 잦아든 그 고요함 속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예순다섯, 저는 오늘도 새벽에 일어납니다.
세상이 저를 원하기 전에, 제가 먼저 저 자신을 뜨겁게 사랑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제가 매일 아침 받는 '새벽에너지'의 본질입니다.

​주방이모 정혜원은
오늘도 세상을 배우고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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