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망설여지는 이유)
매주 금요일 밤마다 딸이 나를 보러 온다.
오늘도 금요일이라 들뜬 마음으로
일 끝나고 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일 친구와 약속이 있단다.
그래서 안 온단다.
앗 그럼 내일로 약속된 미술 공방 수업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니 그건 갈 거라고.
맙소사.
엄마 보는 건 안중에도 없고 미술 수업은
받으러 갈 테니 내일 데리러 오라는 딸.
그래, 사춘기니까 뭐 그럴 수 있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내 마음이
너무나 추운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남편과 별거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엔 좋기도 하다가
울기도 하다가
내가 막 멋있기도 하다가
내가 막 초라해지기도 한다.
이런 게 별거인 걸까?
그런데 오늘 같은 금요일은
마음이 좀 많이 춥네.
나는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는데
막상 연락할 사람이 남편밖에 없네.
봄은 왔는데 내 마음은 아직 겨울이다.
그리고 왠지 더 추운 금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