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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론
Oct 20. 2023
늦잠
짧은 글
꽤 긴 잠을 자버렸다.
예정시간보다 한참을 늦어, 내일을 이르게 시작한 셈이 되어버렸다.
잠은 다시 오지 않았다.
이불을 개고 밥을 짓고 하루를 준비한다.
'오늘은 제법 피곤한 하루가 되겠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뒤로 미룰 수 있는 일은 미루는 게 좋은 법이다.
이를 닦으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살폈다.
생각보다 수척하고 예상외로 살찐 모습이 군데군데 보인다.
애써 괜찮은 부분을 찾아가며 입을 헹군다.
잠시 앉아 머리를 비워내기 위한 명상에 잠긴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하루를 정리하기에 이보다 좋은 시간은 없다.
이 하루에, 이보다 좋은 시간은 없다.
쉴 새 없이 갈등한다.
지금 게임이나, 웃긴 영상을 찾아 유튜브를 헤매면 잠깐의 즐거움을 얻고 긴 악몽 같은 내일을 맞이할 거야.
이성과 감성이 소용돌이치며 나를 에워싼다.
일과 운동과 공부를 다 같이 해내는 건 실상 가능한 일이다.
실제 투자하는 시간이 긴 건 맞지만, 놀고 쉬는 것을 조금씩 포기하면 할 수 있다.
해내는 것은 포기하는 일에 달려있다고, 과거의 내가 대답한다.
포기한다는 건 나와 인연을 끊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을 포기하는 것은 상대방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포기하거나, 어쩔 수 없는 바보라서 떠나게 된 것이다.
포기와 잃는 것은 슬픔의 깊이가 다르다고, 지금의 내가 대답한다.
가장 소중한 것을 느낄 때는 잃어보고 난 뒤에 온다.
형언할 수 없는 깊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 대는 것도 의미 없다고 느낄 깊이에서 추락한다.
아주 멋없게, 어쩔 수 없이
기쁜 일은 적응이 되지만, 슬픈 일은 그렇지 못하다.
웃음에 피는 주름은 서서히 깊이를 더해가지만, 눈물 길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또 흘리게 되는 건가, 다독인다.
평소 보기 힘든 장면 - 202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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