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줄거리 1편] -하야마 아마리-

by 추구하는 삶


"Happy birthday to ... me"


"축하해!"


스물아홉 번째 생일, 이제 혼자만의 파티를 시작한다.

혼자인 건 괜찮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혼자였으니까.

그래, 괜찮다.


나는 스물아홉이다.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다.

나는 혼자다.

나는 취미도, 특기도 없다.

나는 매일 벌벌 떨면서 간신히 입에 풀칠할 만큼만 벌고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내가 이렇게도 형편없는 인간이었나?


[주인공 A는 상위권 대학을 졸업하고, 금융회사 정사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1년도 채 못 돼 그만두었다. 29살이 된 지금 파견사원으로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대학생 시절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와 함께라면 미래가 안전할 것 같다는 착각에 빠져있었다. 그 이유는 도쿄대생 재학생이라는 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졸업하고 스물다섯쯤에 결혼한다. 그때쯤이면 그 사람도 어느 위치까지 올라가 있겠지? 그럼 난 임시로 취업했던 회사에서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퇴사하고 전업주부가 되는 거야.'


그렇게 장밋빛 미래를 설계해 놓았기에 나는 친구들처럼 불안해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졸업한 뒤 운 좋게 취직한 회사를 '적응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 미련 없이 그만뒀을 때도 전혀 위기의식이 느껴지지 않았고, 정사원이 아닌 계약사원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호기롭게 진행될 거라 믿었지만 A는 남자친구의 말 한마디에 무너져 내린다.]


"우리 헤어지자."


"나, 만나는 사람 있어 (...) 너, 나를 사랑했던 거니, 아니면 내 간판을 사랑했던 거니? 솔직히 난 네가 나를 진심으로, 있는 그대로 대하는 것 같지가 않아. 늘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괴로웠어. 그리고 내 인생 하나만 짊어지기도 벅차. 그런데 넌 네 몫까지 내게 떠 안기려 하잖아. 더 힘들어지기 전에 우리 이쯤에서 쿨하게 끝내자."


나쁜 일들은 이어달리기처럼 닥쳐왔다.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지고 말았다.


"난 지금 너무 바빠.."


[바빴던 회사 일은 자신에게도 가족에게도 집을 나올 수 있는 핑곗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도피처였던 프로젝트마저 끝나고야 말았다.]


[의욕도 없고 결근도 잦았던 탓에 계약 갱신을 하지 못하고 잘려 그 후 4년간 3개월 파견사원으로 지내게 된다. 친구나 취미는 원래 없었고, 애인도 미래도 모두 사라졌다.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으로 인해 50대에서 70킬로그램을 넘어섰다.]


[29살이 된 자신을 축하해 주기 위해 생일 케이크를 샀다. 케이크에 있는 딸기를 먹기 위해 포크로 찍어 먹으려는 순간 딸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로 주우면 먹을 수 있어, 머리카락이 붙었지만 씻어내면 돼.'라며 애써 다독였지만 이런 모습을 보고 절망에 빠진다.]


'뭐 하는 거니, 너..'


문득 '고독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간호는커녕 죽음조차 혼자 쓸쓸히 맞아야 하는 미래의 내 모습을 떠올리자 몸서리칠 정도로 무서워졌다. 그때 부엌에 걸어 둔 칼이 번쩍이며 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지금 죽으면 그래도 아직은 나를 위해 슬퍼해줄 사람이 있을 거야. 내 죽음을 이해해 줄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칼을 들고 손목을 그으려 했지만, 주저앉게 된다.]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다. 나란 인간.. 끝끝내 이도 저도 아니구나.'


그때였다. 갑자기 텔레비전 화면이 확 바뀌더니 뭔가 반짝이는 빛이 내 안으로 확 빨려 들어왔다. 화면 속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곳은 바로 라스베이거스였다. 화면 속 라스베이거스는 이상하리만치 전율로 다가왔다. 나는 화면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좋다, 단 한 번이라도 저 꿈같은 세상에서 손톱만큼의 미련도 남김없이 남은 생을 호화롭게 살아 보고 싶다. 단 하루라도!'


'그래, 라스베이거스로 가자!'


어차피 죽을 거라면 서른이 되기 직전, 스물아홉의 마지막 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되는 그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는 거야. 카지노에서 전부를 잃어도 상관없다. 내 인생의 전부를 걸고 승부를 펼쳐 보는 거다. 그리고 땡, 서른이 되는 날 미련 없이 목숨을 끊는다.


'1년, 내게 주어진 날들은 앞으로 1년이야.'


[1년 뒤 죽기로 결심하고 그날부터 인생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