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잘해서는 안 되는 일
결혼뿐만 아니라
인생은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인연과 덕이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일.
우리 결혼이 그랬다.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협조,
무지한 우리를 엄마처럼 끌어준 부동산 사모님,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만난 홀 매니저님.
“100일 안에 다 가능해요.”
그 한마디로
결혼 준비의 공포는
현실적인 일정표로 바뀌었다.
기본적으로
로망이 별로 없던 나.
하지만
결코 그렇지도 않았던 나.
그런 나를
끝까지 다 믿고 따라와 준 오빠.
내가 “이건 뭐가 나을까?”라고 말하면
오빠는 늘
“네가 좋은 게 좋아”라고 했다.
그 말이
한 번쯤은
서운했던 적도 있지만
어느 말보다 든든한 신뢰라는 걸
준비를 하면서 알게 됐다.
둘 다 자영업자라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직업 때문에
예물 상담을 오래 하며
혼자 오는 신부님들을 많이 봤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나는
결혼 준비 중에 동행만큼은
꼭 같이 하고 싶었다.
대신
내가 효율적인 동선과
빠른 선택으로
부담을 줄이겠다고
그 안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집
결혼식장 계약
웨딩 촬영
청첩장 준비
가전·가구
이사
청첩장 모임
4개월.
빠르긴 했지만
나는 이 속도가
우리에게 맞을 거라고
그리고 실제로 맞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의 내용 기대하는 누군가도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믿는,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사람과 마음을
대충 다루지는 않는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화려한 결혼 준비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타이밍에 대한 기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