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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경 Nov 01. 2023

도서 인플루언서의 수익 얼마일까

책 '독서의 기록' 리뷰

책: 독서의 기록
저자: 안예진(블로거 꿈꾸는 유목민)


내 취미는 독서이기도 하지만, '책 구경하기'도 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어떤 책이 있나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부터 책이 쌓인 공간-도서관, 서점-에 들어가면 마치 내가 그 책을 모두 소유한 것처럼 풍성한 기분이 들고 이 공간 밖에서 일어난 답답한 일들은 금방 잊혔다.


독서와 책 구경하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요즘 나의 새로운 취미가 '밀리의 서재' 구경하기이고, 구경을 하다가 '독서의 기록'이라는 책을 읽게 됐기 때문이다. 밀리의 서재는 내가 자주 구경하는 오프라인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 알라딘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보통 독서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 혹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좋아한 사람들은 돈 이야기를 대놓고 잘하지 않고, 자기 계발서를 깊이 있는 책으로 치지 않는다. 마치 조선시대의 선비와도 비슷한 기질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굉장히 많이 바뀌어 자기 계발서를 주로 읽고, 돈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독서 시장에 우르르 몰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밀리의 서재는 이러한 분위기에 가장 잘 맞는 플랫폼이다.


밀리의 서재는 트렌디한 독서, 자기 계발서를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플랫폼이다. 물론 고전 문학이나 다양한 잡지들도 읽기 좋지만, 이런 종류의 책들은 검색을 해야 나온다. 그러나 트렌디한 서적과 자기 계발서, 웹소설 등은 검색을 하지 않아도 화면에 잘 뜨게 배치돼 있다.



밀리의 서재 이야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나에게 '독서의 기록'이라는 책이 밀리의 서재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도서 인플루언서'라는 말도 조금 생소하지만 여하튼 독서를 통해 인플루언서가 되고, 그것으로 돈을 버는 이야기를 하고, 자기 계발을 잘하는 사람의 이미지는 누군가가 보면 매우 당연할 수도 있지만 내가 만나본 '독서광'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그래서 나에게 이 책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독서의 기록' 목차,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


이 책의 구성은 도서 인플루언서인 '꿈꾸는 유목민', 즉 안예진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법, 글쓰기 술법, 블로그 운영법 등으로 꾸려져 있다.


사실 처음에는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얼마나 걸리고, 돈은 얼마나 벌까?라는 궁금증을 타파하기 위해 책을 다운로드하였다. 그리고 블로그와 관련된 목차만 읽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굉장히 솔직하게 쓰인 글을 읽고 저자가 궁금해졌고, 나도 최근에 아기를 낳았다 보니 워킹맘이면서 하루에 도서 포스트를 1개씩 올리는 저자의 일상도 궁금해졌다. 이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 책을 읽다 보니 책을 모두 읽게 된 것이다.


저자는 욕심 많은 워킹맘이며, 대기업 부장이다.


욕심이 많은 나는 세상의 모든 직업을 질투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생각하기보다 남의 시선으로 좋아 보이는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저자는 떡케이크를 만드는 법을 수강하기도 하는 등 매우 현실적인 '인생 2막'을 설계해 나간다. 이 부분이 너무 현실적이라 재미있고 떡케이크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실력도, 노력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내가 만든 떡케이크를 남편이 응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애꿎은 핑계만 댔다. 복직과 동시에 잦은 장기 출장으로 떡케이크 재료는 부엌 한구석에 처박혀 몇 년간 애물단지가 되다가 버려졌다.

하이라이트를 75개나 했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읽음.
워킹맘의 시간관리법, 가족과 갈등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의 멘토들을 만나면서 '1주일 5권 독서'를 시행하기 시작한다. 나 역시 오랫동안 책을 꽤 읽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하루에 1권 읽는 것은 정말 취업준비생때나 가능했던, 힘든 일임을 안다. 그런데 저자는 대기업을 다니고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데도 1주일 5권 독서를 하고 1일 1 포스팅을 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워킹맘이기 때문에 블로그와 독서를 위해 시간을 따로 빼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벌어지는 남편과의 갈등이야기도 매우 솔직하게 적혀있어 공감이 갔다.


독서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1주일 5권을 읽고 포스팅도 남기려면 혼자만의 시간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데 아기를 키우는 부부 중 한 명이 시간을 내려면 다른 한 명의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에 갈등은 거의 필연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런 민감한 부분까지 공개한 저자의 솔직함에 놀라면서 읽었다.


저자는 점점 많은 책을 읽으면서 점점 남편과의 관계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껴져 문제제기를 했다가 5개월 동안 대화하지 않은 이야기도 적혀있다.


아이를 재우고 밤 9시부터 평일 2시간의 독서 시간이 만들어졌다. 주말 하루는 나만의 아지트를 찾아서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책을 읽고, 블로그에 독서 기록을 남기고, 듣고 싶은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 (...)

하지만 '왜 내가 자유시간을 가지면 남편한테 고마워해야 하고, 남편이 매일매일 갖는 자유는 당연한 일일까?'라는 의문과 분노는 여전히 남았다. (...)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이혼인지, 남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108배를 시작했다.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 이후에는 어떻게 도서 인플루언서를 하게 됐는지, 그 과정은 어땠는지,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등 자세한 방법이 서술된다.


도서 인플루언서 솔직한 수익, 블로그 수익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도서 인플루언서의 수익을 꽤나 정직하게 알려줬기 때문이다. 보통 많은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이 맛집이나 일상, 혹은 전문적인 영역을 알려주고 마치 수익이 200~300은 쉽게 벌 것처럼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실적인 금액을 알려주는 것이 고마웠다.


블로그 시작 5개월 만에 도서 인플루언서, 4개월 만에 브런치 작가, 1년 반 만에 월 수익 100만 원, 2년 반 동안 800권이라는 독서기록이 쌓였다. 나에게 찾아온 의미 있는 숫자들이다. (...)

블로그를 시작한 지 3개월 후에는 월 38만 원의 월급 외 수익이 생겼다. 원고료와 네이버 애드포스트 등으로 얻은 수익이 늘면서 도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한 지 9개월 만에 80만 원을 달성하였고, 휴직 후에는 블로그 특강 요청이 들어와서 이를 합쳐 최대 300만 원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처음 블로그 애드포스트로 얻은 수익은 월 3만 원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즉 1년 반 동안이나 포스팅을 꾸준히 해서야 월 10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처음 SNS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수익화가 목표일 가능성이 높다. 처음부터 수익화만이 목표인 사람들은 꾸준히 할 수가 없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조금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 책 뒷부분은 '도서 인플루언서'로 상위 노출이 되려면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도 매우 상세하게 나와있다. 이것들을 모두 읽어보니 워킹맘으로 살면서 남편과 갈등까지 빚으면서 어쩌면 적은 수익의 블로그를 매일 운영해 온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또한 책을 읽는 사람을 위해 세세하게 모아 온 자신의 꿀팁들까지 나눠주는 것을 보고 정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썼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돈과 책이라는 어쩌면 조금 생소한 조합이었지만 그만큼 신선하고 돈과 책 두 가지에 모두 진심인 마음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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