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도 '깨어있는 시간'이 중요해
영유아 수면에는 ‘깨시’라는 단어가 있다. ‘깨어있는 시간’의 줄임말이다. 아이들은 시기마다 잠과 잠 사이에 깨어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있고, 이 시간을 잘 파악하고 얼마나 충만하게 보냈느냐에 따라 잠드는 과정과 밤잠의 질까지 달라진다.
그래서 부모는 이 깨시를 지키기 위해 하루 스케줄을 짜고, 낮잠 시간을 계산하고, 아이의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몇 분 차이에도 예민해지는 이유는 결국 이 시간이 아이의 수면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만 깨시가 있는 걸까. 우리는 왜 부모의 깨시는 생각하지 않을까.
아이를 재우고 나면 하루가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 해야 할 일은 이미 많고, 몸은 지쳐 있고, 빨리 잠들어야 내일을 버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재운 뒤 곧바로 잠에 들어버리거나,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느끼게 된다. 이렇게 하루를 끝내는 날이 반복되면, 단순히 피곤한 걸 넘어서 마음까지 메말라간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생각했다. 부모에게도 깨시가 필요하다고.
우리 부부에게 그 시간은 대체로 21시부터 24시 사이였다. 아이를 재우고 나면 집 안이 조용해지고, 그제야 하루가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시간에 우리는 밀린 집안일을 하기도 하고, 소파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쉬기도 하고, 늦은 시간에 먹는 야식으로 하루를 위로하기도 했다. 어떤 날은 책을 펼쳐보기도 했고, 어떤 날은 미뤄둔 영화를 틀어놓기도 했으며, 컨디션이 괜찮은 날에는 가볍게 운동을 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에 했던 일들은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간은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고, 가장 ‘나답게’ 존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일 수 있지만, 그 시간은 우리에게 단순한 여유가 아니었다.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시간이었고, 다시 내일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회복의 시간이었다.
이 시간을 경험하기 전에는 잘 몰랐다. 육아에서 힘든 건 단순히 잠을 못 자는 것만이 아니라, ‘나로서 존재하는 시간’을 잃어버리는 데서 온다는 것을.
이 시간을 잃어버리면 육아는 점점 지쳐가는 일이 되고, 여유는 사라지고, 감정은 점점 날카로워진다.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아이에게 쓰지 않아도 될 감정을 쓰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의 깨시만큼이나 부모의 깨시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안정적으로 잠들기 시작하면서 이 시간이 조금씩 확보되었고,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수면교육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 경험을 누군가에게 나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우리 아이를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어느 순간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우리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변화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되었다.
지금의 꿀밤육아도 결국 이 부모의 깨시에서 시작된 셈이다. 아이가 잠든 뒤의 그 몇 시간이, 누군가의 밤을 바꿔주는 일로 이어질 줄은 그때는 몰랐다.
혹시 요즘 내 시간 없이 하루를 버티고 있다면, 아이의 깨시처럼 부모의 깨시도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 지금은 당연하게 포기하고 있는 그 시간이, 사실은 가장 먼저 회복되어야 할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 몇 시간이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꿔줄 수도 있으니까.
깨어있는 시간을 되찾고 싶다면 프로필 URL을 통해 꿀밤육아 카페에 놀러 와보시길 바란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그리고 조금은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함께 찾을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