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폭락한다 : 당신의 현금이 위험하다

1983년의 데자뷔, 유동성 위기라는 파도 앞에서 생존하는 법

by 오후삼십팔분

최근 급값이 온스당 $5,000 아래로 수직 낙하하며 주간 -10%라는 경이로운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1983년 이후 약 40년 만에 맞이하는 최악의 일주일입니다. 많은 투자자가 의아해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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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나고 경제도 불안할 때 금은 천하무적 아니었습니까?


보통은 금을 안전 자산(Safe Haven)이라 부릅니다. 세상이 불안할 때 금만큼 믿음직한 게 없다는 뜻이죠.


하지만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금은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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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5,600 근처를 찍고 8일 연속 하락하며 최악의 한 주를 기록한 금. 그 이면에는 어떤 것들이 숨어있을까요?


1. 전쟁의 공포보다 큰 인플레이션의 압박


역사적으로 전쟁은 금값의 강력한 촉매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전쟁이 주는 불확실성보다, 인플레이션 우로 인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더 크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실제로 미국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5.2%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10월 금리 동결로 굳어지던 판세에서 인상 확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금값에 문제가 터지는 거죠.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인 금에게 고금리는 치명적인 독약이 돼버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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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83년의 데자뷔 : 역사는 반복된다.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려면 1983년을 돌아봐야 합니다. 당시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줄어든 OPEC 산유국들은 당장 쓸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금을 시장에 대량으로 던졌습니다.


2026년 3월 상황과 소름 끼칠 정도로 흡사합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달러 수요가 폭발하자 달러 가치는 치솟고, 실질 금리는 통제 불능 수준으로 급등했습니다. 결국 현금이 급해진 주체들이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가장 비싸고 잘 팔리는 자산 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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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떨어진 급값은 1999년부터 수직상승했네요.


2000년으로 돌아가서 금만 샀더라면...


3.AI 투자의 역설과 신용의 종말


지난 몇 년간 시장을 견인한 것은 AI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빅테크의 막대한 투자(CapEx)였습니다. 이 상승의 시작은 싸게 빌릴 수 있는 돈이 있었다는 거죠.


현재 빅테크의 2026년 AI CapEx 전망치는 약 6천~7천억 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입니다.


젠슨황이 언급했듯. 에이전틱 AI시대의 선점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https://news.dealsitetv.com/articles/166073

하지만 이제 시장에서 투자대비 수익(ROI) 증명을 강하게 요구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것에 대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게 크립토/블록체인 시장입니다. 허황된 꿈에 대한 현실적인 상황에 직면하다 보니 실체는 없었던 거죠. 이제 에이전틱 AI시대도 그렇게 될 겁니다. 바이브코딩 좋아. AI 에이전틱 좋아. 근데 돈은 어떻게 벌어?


지금 모든 국민들이 바이브코딩을 하고 있고. LLM을 쓰고 있습니다. 기능도 좋고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쓴 돈에 비해서 그 가치를 실현시키는 게 산업에 투자한 것 대비 수익이 나오고 있을까요?


버블을 꺼지기 마련입니다.


살아남은 대형 LLM 빅테크는 라운딩을 돌고 있고 살아남을 테지만, 중소 AI 진영은 박살 나기 좋은 시기가 올 겁니다.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406


4. 채권 자금조달이 그래도 될까?


실질 금리가 급등하고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면, 채권 발행 금리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2025년에 저금리로 미리 당겨 놓은 기업들은 버티겠지만 올해 차환 물량이 있는 기업들은 이자 폭탄을 맞게 되겠죠.


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위험 자산인 하이일드 채권(고수익 회사채)부터 던지기 시작하면 신규 채권 발행 자체가 무산되는 사례가 늘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난리가 나는 거죠. 돈을 빌려줄 사람이 없어지는 겁니다.


5. 제가 생각하는 시나리오.


1) 트럼프의 '승리 선언' 후 조기 철수

하루하루 달라지는 트럼프의 전쟁의 스탠스가 재밌기만 합니다. 전쟁할 거야. 승리했어. 휴전할 거야. 대화할 사람이 없어(다 죽어서).


만약에 제가 생각하는 시나리오 1번인 승리 선언 후 조기 철수가 된다면 중간선거를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폭락했던 금값과 주식 시장이 반등하고 급등했던 유가와 달러가치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건 극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더 큰 극적인 상황으로 중간선거를 이기기 위함입니다.


인간은 평범한 변화에 미적지근합니다. 하지만 엄청난 변화에는 동요되죠. 그걸 트럼프가 노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2) 중간선거 연기 시도

여러 매체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중간선거 연기시도는 대혼란의 시작일 겁니다. 우선 미국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고 달러 가치가 폭락합니다. 한국에겐 좋을 순 있겠죠. 하지만 단기적인 이점일 뿐 장기적으로 좋진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Tfv9X_xPNI

중간선거를 연기하겠다는 건 곧 전쟁의 장가화이고. 이는 국제유가의 상승의 지름길입니다. MAGA지지층의 분열이 가속화될 수도 있고. 미국 내 정치도 불안감이 가속될 겁니다.


마치며.


결국 금값의 하락과 금리의 인상 그리고 유동성의 메마름은 역사의 반복입니다. 그때마다 승리했던 사람은 현금을 쥔 자였습니다. 시장에 돈이 돌지 않을 때 돈을 가지고 있는 자. 시장에 돈이 돌 때 투자를 잘하는 자. 희소성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시장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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