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자기를 위해 자신을 끊어낸다

영성을 위한 아포리즘

by 오후의 책방

밤새 찬 바람이 불었습니다

거리와 공원에는 떨어진 가지들이 발에 차입니다.

점포 주인들은 긴 빗자루로 쓸어 냅니다.


'바람이 참 야속하기도 하지.'

길 한편 수북이 쌓인 앙상한 가지를 보며

처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 아니구나!


아니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떨어진 가지는 싹을 틔우지 못한 마른 가지

속이 비고 썩은 가지들이었습니다


자연은 바람의 손길로 가지치기를 한 것이었습니다

나무는 바람과 손잡고 힘차게 자신을 흔들었던 것입니다

새 봄에 새 싹을 내기 위해

썩고 비틀어졌던 과거를 끊어냈던 것이었습니다


대지와 떨어져 다닐 수 없는 나무는

바람에 온 몸을 내 맡긴 채

자기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이치구나

사람도 똑같겠구나

자기를 위해

자신을 끊어내야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