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숲속의 현인,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by 오후의 책방

https://youtu.be/HOpqL5k8cbQ


2022년 1월 17일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날 스웨덴 전역에서는 거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었습니다. 그의 마지만 한마디는 이러했습니다.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납니다.”


한때 그는 대기업의 임원이었습니다. 그것도 스물여섯이라는 아주 젊은 나이에요. 누가봐도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지만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불안과 걱정, 허탈감과 무력감의 연속이었습니다. 쉬는 날에도 다음 업무를 생각하느라 쉬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삶이 뿌리부터 흔들리던 그 순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한 소리가 불쑥 들려왔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때가 됐어.”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집과 차를 비롯한 모든 재산을 처분한 후 태국으로 건너가 숲속 승려가 되었습니다. 수행하는 17년 동안 술도 마시지 않았고, 돈 한푼 쓰지도 않았으며 오로지 마음속 소음을 잠재우고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집중했습니다.

수행을 마친 후 “네가 가진 것을 나눠줄 때”라는 스승의 말에 사람들에게 지혜를 공유하며 사회로 나아갈 힘을 얻었던 그 때, 병원에서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습니다.

“안타깝지만, 루게릭병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끝이 다가오는 지금, 저를 지켜주는 것은 젊은 시절 숲속에서 17년간 배운 것입니다. 바라건대 이 책이 여러분의 삶을 더 순조롭게 지기답게 살아가도록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오후의 책방, 오늘은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소개드립니다.

1961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그는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며 임원에 지명되었지만, 홀연히 그 자리를 포기하고 사직서를 냈습니다. 태국 밀림의 숲속 사원에 귀의해 ‘나티코’, 즉 ‘지혜가 자라는 자’라는 법명을 받고 파란 눈의 스님이 되어 17년간 수행을 했습니다.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유쾌하고 깊은 통찰력으로 스웨덴인들에게 널리 사랑받던 그는 2018년 루게릭병을 진단받았습니다. 급격히 몸의 기능을 잃어가면서도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계속해서 전했던 그는 2022년 1월, 망설임도 두려움 도 없이 떠난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나티코의 이야기와 가르침을 담은 처음이자 마지막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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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한 남자가 엎드려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괴로움에 울부짖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소연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그림의 전체 모습은 오늘 낭독해드릴 챕터인 <나를 괴롭히는 그 사람은>의 시작부분에 들어가 있습니다. 쿠바의 화가 토마스 산체스의 작품 《경배》입니다. 크고 울창한 숲과 잔잔한 호수, 그 너머에 노을 진 하늘을 보노라면, 괴로워 보이던 남자가 어느새 숭고한 마음을 가진 참배자로 바뀌어 있습니다. 숲의 힘, 자연의 힘, 본디 그러한 것의 힘은 내가 놓지 못하는 집착과 괴로움이 본디 그러하지 않은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VPZLMOYGPNDVNN4U2IIDY5QGLI.jpeg 토마스 산체스 <경배>

대나무가 마디가 있어 더욱 곧게 하늘로 올라갈 수 있듯, 토마스 산체스의 그림들은 책 마디를 이루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힘을 더해줍니다. 그림에는 화폭 가득채운 자연 속에 유독 작게 그려진 사람이 있습니다. 가만히 앉은 모습은 명상을 하는 것 같지요. 숲속의 현자였던 저자가 아마 이러했을 겁니다. 그리고 저도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앞으로 더 자주 이 그림처럼 가만히 앉아 명상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 마음속에 들어와 웅크리고 있는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는 것 같습니다. 남을 탓하지도 말고 자기 자신을 폄하하지도 말라고. 지금 내 마음의 고통이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비롯된 것이니, 제일 먼저 나 자신을 돌봐주라고 말합니다.


생각의 소용돌이에 갇혀 불안과 고통에 몰두할 때

내 마음의 고요를 되찾아줄 한 줌의 지혜

여러 이야기 중에서 <나를 괴롭히는 그 사람은> 장을 낭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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