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대 사건 #001
올 한 해를 돌이켜보면서 내게 큰 영향을 주었던 사건이나 활동 10가지를 하나씩 적어보기로 한다.
1. 두드러기
-이유모를 아픔은, 나를 얼마나 빠르게 나락으로 떨어뜨렸나? -
타임라인을 거슬러 보니 18년 성탄절 즈음이었던 거 같다.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한쪽 눈과 입술이 심하게 부어오르고, 명치 쪽이 막히면서 숨을 잘 못 쉬는 상황이 생겼다. 너무 황당한 마음에 응급실로 가면서도, 치료를 받고 귀가해서도 종일 어이가 없더라. 그 날부터 시작된 두드러기는 온몸으로 퍼졌고, 2~30분 간격으로 가려움을 동반하기 시작했다. 긁다가 손가락 마디에 담이 올 수도 있다는 걸 경험했고, 잠을 못 자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도 뼈저리게 느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과로? 음주? 음식? 스트레스?
고향으로 잠시 내려가 치료를 이어가면서도 그렇게 효과적인 답을 찾을 순 없었고, 결국 강한 약과 주사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낮추는 방법을 이용했고 다행히 증상의 호전을 이끌어낼 순 있었다. 약에 의존한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일상으로 돌아올 순 있었고 이후 이 증상을 1~2달 정도씩 늦출 수 있는 특정 주사 치료가 있다고 해서 그 이후 이를 통해 쭉 다스리고 있다. 이젠 약도 많이 줄였고, 주사를 맞는 텀도 길어지는 등 상당히 호전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 이유에 대해서 정확한 답은 모른다.
지금도 당시 찍었던 사진들을 볼 때면 그 순간이 떠오른다. 가려움으로 인한 강제적 불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가에 대한 원망과 분노. 이로 인한 우울은 얼굴에 그대로 나타났고 그 당시 몇 달간 나를 한 없이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것 같다.
점차 치료법이 효과를 보이면서 회복에도 속도가 붙었고, 약을 줄였을 때 재발하는 경우도 조금씩 조금씩 약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름이 지나면서 내가 진짜 아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말끔해졌다.
그러다 문득 '내가 얼마나 그 경험으로부터 배운 무언가를 잊고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겨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나는 과연 그때와 얼마나 달라진 아니 변화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되물어봤다. 어쩌면 올해가 가기 전에 시작한 운동과 금주,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고민들이 이 질병을 좀 더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나만의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
#2019년10대사건 #두드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