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장어

장규일의 B컷 #023

by 회사원 장규일

지인과 붕장어 구이를 먹은 적이 있었다.


요리가 완성되기까지 그 과정이 꽤나 충격적이었는데, 산 채로 껍질이 벗겨진 붕장어는 검붉은 육신만 남겨진 채 버둥거리다 곧 주방장의 칼에 온 몸이 토막 나 그릴 위에 얻어진 채, 시뻘건 숯불 위에서 불에 타 죽기 직전까지 한 편의 스릴러를 보는 것 같았다.


그 당시 식사를 하는 동안 '이 녀석은 전생에 얼마나 큰 죄를 졌길래, 이런 끔찍한 벌을 받는 존재로 태어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최근 N번방 박사와 그 무리들을 보니 그때 그 붕장어가 떠올랐다.


그들이 산 채로 벗겨지고 토막 나, 영겁의 불길 속에서 영원히 고통받는 존재가 되길.


#장규일의B컷 #붕장어 #n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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