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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 장규일 Jan 13. 2016

#퇴근후디제잉 #21

전업 음악인 No.21 LSD Ape Machine 첫 번째

#퇴근후디제잉 은 세상의 모든 직장인 디제이들을 응원하는 Point01에서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다양한 직장, 직업을 가진 #직장인디제이 분들의 퇴근 후 디제잉 스토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2015년 동안 뒤돌아보니 무려 20분의 소중한 인터뷰가 쌓여 있었다. 마음만 달려갔던 퇴근 후 디제잉 인터뷰 Season 1을 마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고, 2016년 새해, 21번째 부터는 좀 더 심층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에 답변을 해줄 수 있는 분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과연 퇴근 후 디제잉이 가야 할 길은, 직장인 디제이들이 이 씬에서 해야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앞으로 진행되는 인터뷰 한 편, 한 편에 꼭 담고 싶다. 


정의당에 입당한 음악인


Point01(이하 P): 안녕하세요, 겨우 겨우 성사된 인터뷰라 그런지, 더욱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Scott(이하 S): 안녕하세요, LSD Ape Machine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고, DJ이자 프로듀서, 키보드 워리어, 서교동 집 요정, 서교동 사랑꾼, 서교동 은둔자, 시위대, 경찰서에 연행된 적 있는 폭도, 좌빨, 그리고 오늘 부로 정의당 당원이 된  Scott이라고 합니다.

P: 시작부터 만만치 않으리란 느낌이 밀려옵니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정의당에 가입하게 된 이유부터 여쭤보겠습니다.

S: 네, 제가 생각했을 때, 우리가 사회,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게 되는 이유는 정치에 대한 혐오에 있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이러한 정치적  혐오와 냉소주의 는 우리가 이 사회의 일원 즉  시민으로서 당사성을 박탈케 함으로써, 자유로운 의지를 가지고 있는 하나의 객체로서의 삶에 상당한 제동, 제약을 갖게 합니다. 그렇기에  정치혐오로부터 발생한 이러한 프레임 때문에 한명의 개인이 거대한 권력들과 싸우는 것에 대해 두려움, 공포를 느끼게 되죠. 하지만 이런 공포와 두려움은 저 역시도 가지고 있는 부분이기에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조금 더 효과적인 활동을 위하여, 조직된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런 두려움으로 말미암은  공포심과 혐오는 그 개인이 속한 주류에 남고 싶어 하는 거라고 봐요. 

P: 그 주류라는 게 정치적인 혐오를 가진 사람들이 생각하는 주류를 말씀하시는 거죠?

S: 네 기본적으로는 그렇지만, 그러한 주류라는 특성은 ‘정치적  혐오’를 가진 이들로 특정화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런  주류라는 것인 원초적인 형태로서도 존재하는 하나의  무리라고  가정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인간은 자신과, 자신 외부의 사회와 끊임없이 관계하는 유적 존재 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도 사회와 관계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사회에서 요구하는 관습적이고 규범적인 형태에서,  금기시하는 것이 ‘정치적’이 되는 것이며,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는 것이죠.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주류’ 그리고 ‘대중’의  허상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정치적인 부분에서 '이것이 우리 삶과 무관하지  않다' 라는 형태를 그들로 하여금 직접 체험토록  유도하면서 정치적  혐오의  사슬을 끊는 데에는 생활 정치적인 요소의 영향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즉, 사람은 자신이 경험을 해봐야 느낄 수 있으니까요. 

P: 생활 정치적인 요소에 대한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S: 핸드폰 기본 요금제 반환 문제와 같은 거죠. '정치가 실질적으로 내 삶에 이득이 있는가?' 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바른 시민의식의 증진, 개개인의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를 일깨우는 것이야 말로 정치가 해야 하는 것이기에 이를 잘 수행할 것 같은 정당에 가입하게 되었죠. 사실 이전까진 자유인으로 남고자 했으나, 작금의 상황이 자유인으로서 싸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직접적으로 행동에 옮기기 위해서라도 조직적인 정당의 힘이 필요했어요.

P: 정치적인 스탠스를 잡고 서서 좀 더 본인의 목소리에 힘을 더하고 싶다는 걸로 봐도 될까요?

S: 그렇죠. 필요하다면 행동과 활동으로 영역을 확장해 가고 싶어요. 물론 음악적인 것도 그렇고요.

P: 음악적인 것에서도 그런 정치적인 활동을 하실 거라고 기대해도 될까요?

S: 네, 아시겠지만 사실 현 음악 씬이 불평등을 떠나서 착취의 구조잖아요. 제가 작년에 음원 저작료 정산으로 30만 원을 받았어요.

P: 그 정도 정산액이면 얼마나 음원이 플레이가 된 거죠?

S: 5만 번 정도 플레이가 된 걸로 나와요. 만약 제 음악이 비트포트에서 5만  회였으면 제가 마틴 게릭스 와 맞먹을 정도로 되는 거죠!

P: 그럼 전 지금 한국에 마틴 게릭스랑 인터뷰를 하는 거 군요. ㅎㅎㅎ

S: 처음에 음원에 대한 그런 착취 구조가 탄생했을 때 음악인들이 견제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면이 있어요. 우리가 의도 하진 않았지만, 우리가 제대로 막지 못해 태어난 괴물이라고 생각해요. 

P: 다시 예전처럼, 아니 지금에 구조를 제대로 돌릴 수 있다고 보시나요? 

S: 말처럼 쉽진 않을 거예요. 해외도 사정은 안 좋은 건 마찬가지거든요. 제이지가 론칭한 타이달의 성적도 신통치  않고…그쪽에서도 여전히 음악인의 권익에 대해 많은 고민과 다양한 모색을 해가고 있고, 한국에서도 신대철 선배님께서 바른 음원(http://bmcoop.org/index.asp)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움직이고 있어요. 


싸움의 제 1 원칙, 상대를 명확히 하라


P: 과거에도 음악인들의 움직임, 호소가 있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죠.

S: 음원에 대한 권익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함에 있어, 우선 싸움의 상대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치도 그렇지만, 우리가 제일 먼저 맞서 싸워야 하는 상대는 음원 사이트,  멜론이나 음원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동통신사가 아니라, '여론'이라고 생각해요.

P: 멜론이나 이통사들에 대한 권리 주장도 중요하지만 먼저 여론이 중요하다?

S: 네, 이 문제에 대한 여론 프레임이 너무 조성이 안 되어 있다고 봐요. 예전에 음원 정액제에 대해 음악인들이 농성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 기사 댓글들의 대부분의 내용이 ‘우리 월급도 안 오르는데 음원 가격이 오르면 어떻게  하냐?’라는  거였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은  가난하다’와 ‘음악 하는 사람들 돈 잘  벌잖아’라는 명제가 항상 혼재되어 입맛대로 소비되고 있어요. 

P: 전업 음악인들의 입장에선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겠네요.

S: 지금도 음원, 수익 배분에 대한 불평등, 권익 주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도 여론은 전혀 저희 편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음악인들은 우선 이런 여론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통사는 사업자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들의 이익을 내기 위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일 거란 말이죠. 물론 그 이윤을 내는 구조가 착취, 비인간적인 구조인 건 사실이지만요. 우선 여론을 공론화해 음원 가격의 현실화를 가져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P: 파이를 나누기 전에 일단 파이부터 키워야겠군요.

S: 다 아시겠지만, 비트 포트라는 사이트에서 1곡을 사면 싱글이 2.43달러이고 앨범을 사면 곡당 1.93 달러 정도로 가격이 메겨져요. 이 금액에서 레이블이 70% 정도 가져가요. 그리고 이 몫 중에 일부를 아티스트에게 주게 되는데, 해외의 경우 국내와 비교했을 때 일단 파이 자체가 크기 때문에 많이 나눠도 아티스트가 가져갈 수 있는 몫이라는 게 어느 정도 존재하게 돼요. 

P: 근데 국내는..

S: 이통사에게 몫을 양보해라 라고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여론을  공론화해서 음원의 현실화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떼어먹을게 있어야 나누죠. 600원 가지고 무슨 ㅎㅎ

P: 여론에 대한 프레임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 어떤 게 있을까요?

S: 물론 제가 정답을 내릴 수도 없고, 내부에서도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거예요. 우선은 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소장한다는 건, 한 뮤지션의 이야기를 소장한다는  거거든요. 소비자들의 의식의 변화가 먼저 필요해요. 물론 이미 음반 구매 시장 자체가 없어진 상태여서 이런 변화를 이야기한다는 게 쉬운 이야기는 아니겠지만요.

P: 저 같은 경우에도 최근에 돈을 주고 CD를 사 본적이 언제인가 싶네요. 그리고 요즘은 노트북에도 CD가 들어가지를 않으니..

S: 네, 어쩌면 우리 세대가 CD, Tape을 사서 모와 본 마지막 세대일 지도 모르겠네요. 제 경우만 해도 제가 좋아하는 음반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뛰어다닌 기억이 선해요. 기다리던 음반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버선발로 달려가서 구하고 CD가 안 돌아갈 만큼 음악을 듣던 세대였잖아요. 이번에 Adele이 앨범으로만 본인의 음악을 팔겠다라고 했잖아요.

P: 굉장한 자신감이었죠.

S:네, 저도 덕분에 아델 음반을 직접 사서 들으면서 옛날에 음악을 소장하게 된 기억, 그 노스탤지어가 다시 떠올랐어요. 첫 싱글이었던 헬로를 듣고 마음의 울림이 있었는데, 이번 움직임을 보면서 이런 방법도 가능하구나를 느꼈어요. 역시 진심과 진정성, 예술이라는 것은 시공을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아델이 증명했죠.


절망의 끝에서, 그래도...


P: 굉장히 헤비 한 인터뷰이지만, 그래도 계속 한 번 들어가보겠습니다. 현재 음악 씬을  바라보는 느낌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S: 음…음악 씬 내부를  바라보자면, 절망적이에요.

P: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S: 자본이 자기가 찾아 들어가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들이 결국 인간의 존엄을 해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그 안에서 근무하는 DJ 들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노동 제공에 있어서, 그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도 있습니다. 이상하게  들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직접 클럽 음악을 만들고 디제잉을 하면서도 정작 클럽에 가지 않아요.

P: 이불 밖은 위험해서 그런 건가요?

S: ㅎㅎ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던 클럽의 기능이 지금 클럽엔 없다라고 생각해요. 꼰대 같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클럽이 어느 정도 기능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P: 물론 그 전 세대가 당시를 봤다면 욕을 했겠죠 ㅎㅎㅎ

S: ㅎㅎ 그렇겠죠. 제 기억 속에 10년 전에 클럽은 적어도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었던 창구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었어요. 아마 지금의 직장인 분들이 디제잉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취미로서  시작하시는 것도 그런 향수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20대의 혼란기를 지나, 직장인으로서 생활의 안정을 가지고 이제 취미와 자신의 자아실현의 한 방법으로 디제잉을 활용한다고 생각해요. 

P: 하지만 지금의 클럽씬은  절망적이다?

S: 네, 전 세계적으로 느끼는 공통적인 기분일 거라고 봐요. 자본이 오직 자본만을 쫓는 상황인 거죠. 실제 주객이 전도된 채, 음악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 자본을 소비하는 형태, 이 때문에 인간의 존엄이 파괴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한국 씬은 더 좁고, 더 절망적인 상황이에요. 동시에 이런 절망은 단순히 음악을 소비하는 클러버들에게 문제가 있다고만 볼 것이 아니라. 음악을 제공하는 주체와, 그리고 그 주체를 사용하는 사용자 측 즉 세 부분에서 발생하는 괴리가 대단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예술이라는 것 자체가, 개인의 주관적인 해석에  1차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 측의 해석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당연히 이윤이 나는 쪽으로 가는 것이죠.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관적 형태 안에서 DJ  Artist를 예술 노동을  제공하는 특수 노동계층 이 아닌 단순한 ‘노동력의 제공자’ 수준에서 만 바라보기 때문에, 음악을 공급하는데 있어서, 지극히 편향적일 수밖에 없지요. 왜냐면 그 초점이 이윤에만 맞춰져 있지. 누구도 음악에 맞추려고 하질 않기 때문이지요.

P: 씬의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그러면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Scott님의 의견, 활동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S: 네, 저는 우선 올해 세미나를 열어보려고 해요. 이를 통해서 단순히 음악을 만드는 방법이나 기술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가 어떤 것을 생각하고 어떤 이야기를 스스로 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단계로 확장해 나가볼까 해요. 

P: 굉장히 흥미롭네요. 주변에 아마추어이시지만 오랫동안 디제잉을 해오신 분들 또한 이런 문제에 대한 갈증이 많으신데, 그런 세미나에서 같이 이야기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S: 네, 그런 분들에게 필요한 것도 결국엔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만드는 과정도, 음악을 무대에서 트는 과정도 다 소통이거든요.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내 생각을 담는 것, 그리고 이 생각이 남는 것이잖아요.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담을 것인가, 내가 음악을 튼다면 저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 인가가 중요하겠죠. 내가 음악을 틀었을 때 오는 피드백,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고, 어떤 채널로 교류하고 쌓아나가야 하는 가와 같은 질문들을 해보고 싶어요

P: 여전히 1차적인, 음악, 장르, 메커니즘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 할 수 없는 게 현실이죠.

S: 네, 말씀하신 그런 1차적인 질문과 해결이 끝나고 맞닥뜨리게 되는 2차적인 재현에서 우리는 어떻게 무엇을 재현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해야죠.

P: 저도 가끔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만, 많은 아마추어 분들은 본인의 다음 그림이 어떻게  펼쳐질지를 굉장히 궁금하게 생각하거든요.

S: 네,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다음 단계를 걷고 있는 프로들이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그런 역할을 자처할 만큼  대단하지도 않고, 부끄러운 면도 많거든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나라도 해야지 라는 생각이 있어요. 음악인 각자의 생각은 있다고 믿지만, 정작 행동하거나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나서서 질문하고 싶어요. 


프로와 아마추어, 경계를 나누지 마라.


P: 전업 음악가가 바라보는 프로와 아마추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네요.

S : 예전에 본 기사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미국에서 고등학교 시절에 악기 다루거나 음악을 하는 친구들 중 절반 이상이 대학을 진학할 때 음악 대학으로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프로 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른 전공을 가지고, 평생 취미로 악기를 가지고 간다고 해요. 음악이라는 게 숙제가 아니라 자기 삶을 풍요롭게 꾸며주는 평생의 친구인 거죠. 저는 이게 아마추어리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프로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에요. 예술, 특히 음악에서 프로라는 전문성을 얻게 되는 과정이 그렇게 녹록지 않거든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아마추어리즘이 프로를 대변하고 그것을 보조하는 위치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것이란 거예요.

P: 상하 관계가 아니라, 영역이 다르다?

S: 서브컬처로 예를 들어보죠. 아시겠지만, 서브컬처가 메인스트림을 뒷받침하는 게 아니잖아요. 서브컬처는 서브컬처고, 메인스트림은 메인스트림이 거든요. 말처럼 각자가 유지되는 게 중요한 거라 생각해요. 이 서브컬처는 수많은 아마추어리즘이 모여서 생겨나는 것인데 우리는 이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이슬람 같은 경우 굉장히 많은 종파, 1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세계 3대 종교인데..

P: 지금은 그냥 테러리스트, 이슬람 = IS 가 되었죠.

S: 네, 그런 언어적 일반화가 불러오는 오류들 때문에, 우리는  은연중에 아마추리즘과 프로에 대한  쓸모없는 경계를 그어버리는 게 굉장히 많아요. ‘나는 프로가 아니라 아마추어라서,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니 여기까지만 하면  돼’라는 그런 생각들이 쌓여 결국에는 그 사람이 가고자 하는 다음 단계로의 발전을 막게 돼요. 인간은 누구나 다음 단계로 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요. 이건 자연스러운 거예요. 영원히 돌고 도는 자연 속에 지성을 가지고 사는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대단히 일시적이고 일회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 유한적인 삶 동안 우리는 우리 스스로 다음으로 나가라 라는 우리 내면의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되거든요. 그런 자아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절망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게 되죠.

P: 스스로 나는 아마추어라는 틀에 가두는 것 자체가 자신의 본능에 반하는 게 되는군요.

S: 그렇죠. 취미, 아마추어라는 틀을 떠나서 나 스스로 앞으로 계속 나아 가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아갈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것은 무척 민감한 이야기 겠지만, 반드시 꼭 집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프로’라고 스스로 를 자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편협함’입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사회는 대단히 ‘각자도생’ 적 인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자본주의 가 기능하는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P: 좀 더 설명해  주신다면요?

S: 즉 경쟁을 통하여, ‘내가 살기 위해선 옆에 사람을  죽인다.’라는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식 인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사이코패스 에 가까운 논리예요. 단어가 좀 험악 하지만 또한  ‘프로’를 자처하는 이들을 싸잡아서,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은 스스로 경쟁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아티스트 들이 스스로 프레임을 깨고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경계하게 되는 이유는 자신이 예술을 ‘사유(소유)’ 하고 있다 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일종의  텃새라는 것이 생겨날 수밖에 없고, 자신의 소유가  박탈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예술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나눔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예술은 나누고, 그에 따른 다양한 이견을 수렴하는 담론의 장으로서  연대하였을 때.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데미안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싶네요.

 새는 알을 까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Scott과의 나머지 인터뷰는 2부로 계속 이어 집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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