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하루만큼 이별한다

3월 16일 주제 - 이별

by 생각샘

일요일인데도 가족들이 각자 일정으로 바쁘다.

나는 학부모 간담회,

남편은 프로젝트 준비,

아이는 친구와 숙제를 한다고 각자 외출했다.

봄을 시샘하는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분다.

바람이 차고 쓸쓸하다.

쓸쓸한 바람을 맞아 그런지 마음이 쓸쓸하다.

집에 오니 아무도 없다.

적막한 일요일 오후.

낯설다.

공허한 마음에 울적한 기분까지 들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친구가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했던 드라마나 보려고 TV를 틀었다.


<폭삭 속았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내미.

엄마 걱정하느라 속이 깊어진 어린 딸내미를

애달파하는 염혜란 배우의 연기가 눈물겹다.

어린아이 셋을 두고 세상과 이별해야 했던

물질하는 섬마을 젊은 엄마의 이야기가 가슴 저린 드라마다.


우리의 생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만남이 없는 생도, 이별이 없는 생도 없다.

우리는 모두 만나고 이별한다.

친구와의 이별, 가족과의 이별, 반려동물과의 이별.

이런 타인과의 이별도 있고

그리고 젊은 나 자신과의 이별도 있다.

우리는 날마다 하루만큼 청춘과 이별한다.


적막한 집 안에 가만히 앉아

오늘 또 하루,

하루만큼 이별할 나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넨다.

너 오늘 하루도 또 열심히 살았구나.

기특하다.

수고했다.

내일보다 젊은 나의 하루.

잘 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믐달 밤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