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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Nov 01. 2020

말 한마디 ‘때문에’,‘덕분에’

우리는 하루를 살면서 수많은 말을 하고, 또 들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 수많은 ‘말’들 중 한 마디의 말이 하루의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을 결정하기도 한다.


상사의 “누구는 잘한다”라는 비교하는 말 한마디에 어제는 ‘哀(슬픔)’로 마무리되고,

친구의 “네 생각이 나서 전화했어”라는 말 한마디에 오늘은 ‘喜(기쁨)’로 기억된다.


그래서 가만히 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것, 상처를 받게 한 것, 싸움이 되는 것은 모두 말 한마디에서 출발하게 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반대로 힘이 나게 하는 것, 위로를 주는 것, 행복하게 만드는 것 역시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다.



말 한마디 때문에 싸웠던 적이 있다.

학창 시절 내 몫의 피자 한 조각을 친구들과 나눠 먹고 싶어서 소중히 가지고 친구들을 찾아 간 적이 있다. 그때 비록 한 입씩밖에 돌아가지 못했지만 맛있게 먹는 친구들의 모습에 뿌듯한 마음으로 “맛있었지?”라고 물어본 내 물음에 한 친구는 “고작 그걸로 생색내냐?”라고 받아쳤다. 그 톡 쏘는 말 한마디 때문에 감정이 상하고 결국은 다툼으로 이어졌다.


말 한마디 때문에 서운했던 적이 있다.

자주 모여 놀던 두 명의 친구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 A와 우연히 시내에서 만나게 되어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B에게서 오늘 다 같이 만나자고 톡이 왔다. 나는 혹시나 B가 자신을 일부러 빼고 A와 나 이렇게 둘이서만 만난다고 생각할까 봐, 서운해할까 봐, 톡을 보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돌아온 B의 말은 “구구절절하다”였다. 그 말을 들으니 ‘나는 네 마음을 다치치 않게 해 주려고 했던 것인데......” 오히려 내 마음을 조금 다치게 되었다.


말 한마디 덕분에 위로를 받은 적이 있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현재의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어진 날. 문득 생각난 친구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그 친구는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었다. 그렇게 친구에게 털어놓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내 말이 끝나자 그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이야기 들어 보니 지금도 너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였다.


말 한마디 덕분에 용기를 얻은 적이 있다.

아르바이트 첫날,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님의 주문을 잘못 받았다. 주문과는 다른 음식이 나가자 손님은 “저희가 주문한 것은 이것이 아닌데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얼른 죄송하다고 말하고 다시 확인해 주문을 넣어드렸다. 내 실수 때문에 손님은 몇 분 더 기다리시게 되었다. 다시 한번 “제가 오늘 처음이라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씀드렸는데 돌아온 손님의 말씀은 “괜찮아요, 그럴 수 있어요.”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해 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이렇게 ‘말’과 관련된 일화를 적다 보니 일화마다 관련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중에는 화가 난 표정으로 쏘아보며 다그치는 말을 내뱉는 모습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었고, 따스한 눈빛을 보내며 깊이 응원하는 마음이 우러나오는 공감의 말을 해 주는 모습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을 계기로 다시 한번 말에 대해 생각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있어 ‘내 말 한마디 덕분에’ 따뜻했던 기억으로 떠오르는 사람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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