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평범한 미래"에서 한 문장
"버티고 버티다가 넘어지긴 다 마찬가지야. 근데 넘어진다고 끝은 아니야. 그다음이 있어. 너도 KO를 당해 링 바닥에 누워 있어 보면 알게 될 거야. 그렇게 넘어져 있으면 조금 전이랑 공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져. 세상이 뒤로 쑥 물러나면서 나를 응원하던 사람들의 실망감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바로 그때 바람이 불어와 나한테로" 무슨 바람이냐고 물었더니 "세컨드 윈드'라고 하더라고요. 동양 챔피언에게 들은 말을 그대로 흉내 내서 젠체하는 거였는데, 나중에 그 '두 번째 바람'이라는 말이 두고두고 생각이 나더군요. 그리서 지금까지도 이렇게 기억하고 있지요."
책 '이토록 평범한 미래' 60p
2022년 12월에 이 책을 읽으면서 미래에 나는 2022년을 어떻게 기억할까?라는 글을 썼다.
3년 전 나는 링 위에서 KO를 당하기 직전에 몰린 선수처럼 비틀거리고 있었다. KO를 당하고 다시 일어나 싸워보려 하지만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다.
이 글에서 나는 두 번째 바람이라는 말이 참 좋았다. 나의 인생에도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삶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삶에서 완전한 패배란 무엇일까? 내가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완전한 패배는 없는 것은 아닐까? 결국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 KO를 당하고 누웠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뭘 더 해 볼 방법이 없고 끝났다는 것이다. 링 위에서 비틀거리고 있다면 그만 버티고 차라리 KO를 당해 바닥에 쓰러져라. 그리고 두 번째 바람을 기다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