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1468) 스페인 음악가 후안 델 엔시나가 태어난 날
554년 전 오늘,
1468년 6월 12일은
스페인 음악가 후안 델 엔시나(Juan del Encina, 또는 Juan del Enzina, 1468)가 세상에 온 날입니다.
스페인 살라망카, 구두를 만드는 장인의 집에서 태어난 오늘의 주인공은 처음 태어났을 때는 “엔시나”가 아니라, 아버지의 성 “페르모 셀레”를 따라 후안 델 페르모셀레(Juan de Fermoselle)라는 이름이었다고 해요. 함께 자란 형제자매가 일곱 이상이었는데, 그중에는 좋은 교육을 받고 잘 성장해 살라망카 대학의 음악 교수가 된 디에고 데 페르모셀레(Diego de Fermoselle), 살라망카 대성당의 성직자가 된 ‘미구엘 데 페르모셀레’도 있답니다.
소년 시절, 후안 델 엔시나는 대학 교수인 형 디에고에게 음악 기초와 실기를 배웠고요. 또 다른 형 미구엘이 사제로 있는 살라망카 대성당에서 성가대 활동을 했습니다. 이때 후안 델 엔시나도 성직자가 될 생각을 잠시 했지만, 그는 음악을 택하기로 결심했고요. 이 새로운 결정을 내리던 즈음엔 이름도 후안 델 페르모셀레에서 ‘후안 델 엔시나’로 바꿨습니다. “엔시나”(enzina)는 지중해 지역에서 자라는 상록수의 일종인, “털가시나무”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네요.
후안 델 엔시나의 음악, 짧은 곡으로 한 곡 듣겠습니다. 흥겨운 분위기의 'Hoy comamos y bebamo - 오늘은 먹고 마시자' 입니다. 비얀시코(villancicos)라고 하는, 르네상스 스페인 세속 음악 장르에 속하는 곡이죠.
후안 델 엔시나는 음악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습니다. 시인이자 극작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스페인 연극의 아버지’라는 명예로운 별명까지 얻었는데요. 그의 음악은 문학, 그중에서도 목가적인 극작품과 절묘하게 결합돼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목동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을 그려낸 엔시나의 많은 노래들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죠. 스페인 문학사와 음악사에서 후안 델 엔시나가 이룬 업적은 르네상스 정신을 흡수하여 좀 더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주제 안에서, 그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데에 있는데요. 기회가 되면 다음 기회에 또 그의 음악 소개해드릴게요. 주말 평화롭게 마무리하세요.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