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면접 불합격 예감ㅣ1승만 하면 돼
시간이 나의 편이 될 수 있도록
오늘을 가치 있게 살아가는 것.
그 일을 해낸다면 행복의 공식을 반 정도는 발견한 셈이다.
공기처럼 도처에 존재하는 행복을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우리를 있게 해주고 나아가게 해주는 존재를 금방 잊는다.
참 별로인 날이 있다. 며칠 전, 면접을 본 날이 나에겐 그랬다.
면접관은 일찌감치 나에게 대한 기대를 거두고 서둘러 면접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내가 궁금하지도 않은 면접장.
나는 마음 속에 머물러 있는 말을 다 하고 나가지 않으면, 돌아가는 길이 씁쓸할 것 같았다.
발언 기회를 달라고 했다.
내가 그동안 해온 일이 수치적으로는 돋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열과 성을 쏟았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몰입했고, 나는 나의 실력을 믿는다고,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기깔나게 잘 할 수 있다고,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라고.
마음 속 말을 뱉어버렸다.
그 말을 다 내뱉었지만 불합격이라는 확률이 치솟으며 면접장에서 나오는 기분은 그리 좋지 못했다.
잠시 바람에 면접에서 있었던 일을 훌훌 다 날려버릴 시간이 필요해, 지하철역 앞에 벤치에 씁쓸한 기분으로 앉아 있었다.
쓸모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사람은 침체된다. 머리칼을 휘날리며 바람을 맞는 내가 딱 그랬다.
하루쯤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직업 공고를 찾아보며, 문득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정확히 말하면 미래에서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즉, 미래에서 도착한 편지다.
용기를 잃지마. 이 말을 해주고 싶었어. 한번에 되면 재미없잖아. 1승만 하면 돼. 계속 도전해.
용기를 잃지 말라는 말을 미래의 내가 현재에 나에게 해주고 싶었나 보다.
미래의 나는 하루쯤 낙심했던 나를 알았나 보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의 물결이 호수처럼 잔잔해졌다. 눈을 감고 내가 가야할 길과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로 인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한 걸음 정도 알게 된 것 같아 내가 근사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