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문학동네, 2026)

손 필사-1

by 하늘진주

김애란의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에는 사회에서 익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한다. 아직 ‘홈파티’, ‘숲 속 작은 집’, ‘좋은 이웃’, 3편밖에 읽지 않아 작가가 또 어떤 인물들이 그려낼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3편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무대에 서지 못해 돈에 쪼들리거나 (‘집 파티’), 실직 상태 중이고 (‘숲 속 작은 집’), 집값 폭등으로 나갈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다. 모두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에 부닥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는 사회 어디선가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의뭉스럽게 털어놓는다. 그렇다고 명쾌하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저 독자들은 작가가 던지는 실밥들은 하나하나 살피며 소설 속 인물들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돈 텔, 벗 쇼. (중략) 말하지 말고 보여 줘라. (중략) 소설이란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하지 않는 거예요. (p.38)” <중급 한국어>(문지혁, 민음사, 2024)


“Don’t tell, but show.”

소설 작법의 이론처럼 느껴지는 내용이 이 단편들에서 여실히 표현되고 있다. 지금까지 읽은 3편의 단편 중, 작가가 혼란스러운 사람의 심리를 가장 잘 표현했다는 생각되는 부분은 바로 ‘숲 속 작은 집’에서의 한 장면이다. 한 달 살기로 한국에서 비행기로 ‘일곱 시간가량 거리는 나라의 산악도시’에 머물던 ‘은주’는 어느 순간부터 숙소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조금씩 숙소의 물건들이 ‘묘하게 틀어져’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시행 끝에 그녀는 그 원인을 ‘팁’에서 찾는다. 은주가 팁을 주자마자 그 기이한 현상들은 모두 사라진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반응한다.


“그런데 그렇게 뛸 듯이 기뻤다가, 엄청나게 신났다가...... 어느 순간 기분이 확 나빠졌다.”(p.82)


돈보다는 서로의 정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실망하고, 비틀렸던 질서가 바로 잡힌 데에 대해 기뻐하고…. 이 한 문장 속에 그런 복잡한 주인공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이 문장은 나에게도 역시 익숙한 감정이라 쉽게 넘길 수 없었다. 삶에 있어서, ‘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돈에 종속되기보다는 그 너머에 이어지는 친밀의 관계를 언제나 꿈꾸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팁과 함께 ‘Thank you’ 카드에 집착하는 은주의 행동이 너무도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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