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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그네스 Apr 10. 2024

B2B 마케팅을 담당하게 됐다.

그동안 난 주로 B2C 마케팅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출국 전까지 잠깐 다닐 회사를 찾으면서 B2B를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사실 B2B 마케팅에 얽힌 슬픈 사연이 있는데, 대학교 2학년 때 정말 아무것도 몰랐는데 집 근처 B2B 회사에 유일한 마케터로 채용됐다. 그래서 이전에 인플루언서였던 경험을 살려 열심히 이것저것 운영을 해봤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안타깝다. 회사 경험 0회인 손글씨 인플루언서 대학생이 B2B 마케팅에 대해 대체 뭘 알겠는가. (그런 나를 뽑은 회사도 웃겼다) 어쨌든 당시의 경험이 생생하게 남아있던 터라 B2B에 다시 한번 도전해서 이 아픔을 극복해보고 싶었다.


그치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기에 B2C, B2B 모두 면접을 보러 다니며 열심히 일을 구했다. 근데 적절한 타이밍에 B2B 회사에 합격을 해서 입사를 하게 됐다.


경력이 있긴 하지만 민폐를 끼치는 게 죽기보다 싫어서 정규직이 아니라 인턴직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운 좋게도 인턴직에 입사를 하게 됐다. 근데 이 인턴, 내가 생각한 인턴보다 조금 아니 꽤 많은 권한이 주어졌다. 일단 B2B 회사인 만큼 그동안 마케팅을 한 적이 없고 이번에 나와 함께 처음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 것이었다. 부담을 덜 가지려고 인턴으로 입사를 했는데 졸지에 초기 마케팅 구축 작업을 담당하게 됐다.


마케터는 혼자지만 세일즈 20년 차 베테랑 디렉터 분이 전반적인 마케팅의 틀을 잡아주셨다. 그래서 난 그 틀을 베이스로 그동안 배우고 경험하며 얻은 마케팅 노하우를 쏟아붓는 중이다.


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B2B이기 때문에 콘텐츠 자체의 노출도 중요하지만 그 콘텐츠를 통해 얼마나 세일즈 리드를 끌어올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B2C 콘텐츠가 직접적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라면, B2B 콘텐츠는 기업의 전문성을 드러내고 그 속에 우리의 제품을 녹여 고객이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B2C보다 훨씬 더 타 부서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B2C와 달리, B2B에서는 마케팅과 세일즈 그리고 CS가 하나의 사이클처럼 돌아가야 하는 구조이다.


어쨌든 업무에 대한 이야기는 차차 하는 걸로 하고,

이번이 4번째 회사인데 출근이 고통스럽지 않고 월요병이 존재하지 않을 수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이전까지는 회사를 다니는 게 일과는 별개로 너무 스트레스라 난 회사랑 안 맞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회사를 다니면서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한테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과정도 따로 글로 풀어야 할 것 같다.


인턴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적응 기간은 일주일 미만으로 하고 바로 실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를 올려서 업무를 하고 있던 터라 나름 좋은 효율을 가진 편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B2B 마케팅 업무 이야기, 4번째 회사를 다니면서 얻은 것(생각보다 많다)들을 쭉 풀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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