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속 튀어나온 재채기 같은 것
"브런치 작가라고? 왜? ㄴ00을 하지 그랬어. 거기는 글 쓰면 돈으로 준다던데."
"아, 그래? 난 돈을 벌려고 쓰는 건 아니라서..."
"요즘 같은 때 뭐라도 시간들이고 힘들였으면 돈이 돼야 남는 거 아니야?"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요새 내 근황을 듣고 무심코 던진 말들이
소화가 잘 안 되는지 뇌가 자꾸 되새김질한다.
'돈이 돼야 남는 거..?'
글을 쓰는 이유를 생각하다 옛 생각이 났다. 아주 뿌듯하고 기분 좋았던.
고등학교 3학년 땐가 수능 +논술이 처음 도입되었다. 논술모의고사 1세대라고나 할까.
그래서 매월 논술시험이 있었는데, 기특하게도 나는 우리 학교가 첫 출전한 전국고등학생 논술대회에서 1등을 해버렸다. 담임은 국어선생님이셨는데, 평소에 말이 없고 차분하다 못해 목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아 시험범위를 알려주실 땐 숨소리도 안 내고 들어야 했던 그분은 내가 쓴 글이 논술모의고사 지문에 실렸다며, 출력해 온 유인물을 나눠주시고는 전에 보이지 않던 다소 흥분된 말투로 나를 추켜세웠고, 크게 웃으며 과학고에서 치르는 2차전 3000자 논술 쓰기 대회를 준비하자 하셨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새 국어사전 한 권을 선물하시며 너는" 정치외교학과나 언론학과"를 지원해 보라고 적극 추천하셨다.
다른 글 쓰기보다 현실비판과 논리적인 전개가 필요한 논설문은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 종류였다.
지금 브런치를 쓰면서는 내가 살아온 흔적을 되돌이키며 남기는 이 글쓰기가 즐겁고 행복하다.
돈이 되길 바랐다면 처음부터 출판사를 통했겠지?
그리고 여기에 올리는 글들이 돈이 된다면,
순수하게 내가 쓰고 싶고 남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돈이 된다는 것이 곧 가치 있는 것일까?
돈이 될 수 없는 많은 것들은... 시간낭비일까?
난 부자도 아니고, 부모님께 물려받을 재산도 없고, 앞으로도 부자로는 살기 힘들 것 같은데
돈을 쫓기는 싫다.
돈, 니가 뭔데 내가 하는 일 하고싶은 일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지?
돈,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뭔데...
하면서 돈이 된다는 그 웹사이트를 찾아보는 나.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