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땅속에서 완성된다.
입은 정신이 세상과 접촉하는 유일한 문이다.
말하지 않는것이 미덕이 아니듯
말하는 것 또한 능력은 아니다.
입은 필요할 때 열려야 한다.
말과 침묵은 정신을 지키는 기술이다.
언제 열고, 언제 닫는지를 아는 것은
말과 침묵이 어긋나지 않는 일관성이다.
그것은
정신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달려 있다.
정신이 흔들리지 않을 때
입은 비로소 제자리를 안다.
그래서
말은 꽃처럼 피지만
정신은 땅속으로 들어간다.
드러남과 숨음 속에서
그 완성은 이루어 진다.
땅콩의 꽃은 보이는 자리에 피어나고,
열매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자라.
하지만 그 둘은 떨어져 있으면서도 하나였어.
지상에서의 성장과 지하에서의 성장이 분리된 두 길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 주고받으며 통과하는 하나의 길이었던 거야.
존재는 숨겨진 게 아니었던 것이지.
위로 솟으며 하늘의 기운을 먼저 품고 동시에 내려앉아
다시 땅의 기운을 더해 드러남과 감춤을 오가며
마침내 열매가 완성되는 생 명이 땅콩이었어.
‘보이지 않는 바닥’으로 내려가야만,
마침내 ‘보이는 열매’가 여무는 그 진리로써 땅콩은 살아버리는 거야.
<엄마의유산: 살아버리는 힘, 살아벌이는 짓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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