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꽃처럼 피지만

정신은 땅속에서 완성된다.

by 지선

입은 마음의 문이고, 마음은 정신의 주인이다.

사람의 의지, 욕망, 사려, 지혜는 모두 이 문을 통하여 출입하므로 그것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관리하여 그 출입을 통제해야 한다.

패捭는 입을 열어 말하는 것으로 양陽이고

합闔은 입을 닫고 침묵하는 것으로 음陰이다.

음양이 조화롭다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의義가 있게 된다.

<귀곡자 제1장 패합 중 일부 발췌>


입은 정신이 세상과 접촉하는 유일한 문이다.

말하지 않는것이 미덕이 아니듯

말하는 것 또한 능력은 아니다.


입은 필요할 때 열려야 한다.

말과 침묵은 정신을 지키는 기술이다.


언제 열고, 언제 닫는지를 아는 것은

말과 침묵이 어긋나지 않는 일관성이다.


그것은

정신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달려 있다.

정신이 흔들리지 않을 때

입은 비로소 제자리를 안다.


그래서

말은 꽃처럼 피지만

정신은 땅속으로 들어간다.


드러남과 숨음 속에서

그 완성은 이루어 진다.


땅콩의 꽃은 보이는 자리에 피어나고,

열매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자라.

하지만 그 둘은 떨어져 있으면서도 하나였어.

지상에서의 성장과 지하에서의 성장이 분리된 두 길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 주고받으며 통과하는 하나의 길이었던 거야.

존재는 숨겨진 게 아니었던 것이지.

위로 솟으며 하늘의 기운을 먼저 품고 동시에 내려앉아

다시 땅의 기운을 더해 드러남과 감춤을 오가며

마침내 열매가 완성되는 생 명이 땅콩이었어.

‘보이지 않는 바닥’으로 내려가야만,

마침내 ‘보이는 열매’가 여무는 그 진리로써 땅콩은 살아버리는 거야.

<엄마의유산: 살아버리는 힘, 살아벌이는 짓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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