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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쓰는 편지

다정한 공감러 되기 프로젝트 Try it hard!

by 은이


다정한 공감러 되기 프로젝트 Try it hard!



들어보렴, 딸아. 내가 말을 하려는 지금 너는 잠들어있구나. 조그만 두 손은 얼굴 아래 가지런히 꽃 받침하고 곱슬머리 두 가닥은 촉촉한 이마에 붙어있구나. 혼자서 은하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도대체 나는 습관적으로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거지? 잔소리하는 습관. 이것저것 하라고 요구하는 습관.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어린 너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고 있었던 거지. 은하수 성격에는 좋은 점도 많고, 훌륭하고 진실한 점도 많단다. 내 작은 마음은 저 높은 산을 뚫고 올라오는 새벽보다도 넓지. 내게 달려와 잘 자라고 입 맞춰주는 은하수의 행동만 보아도 알 수 있어.

은하수야, 오늘 밤엔 그 행동 말고는 내겐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주문처럼 스스로에게 말할 거야. 아직 아이일 뿐이야. 아주 작은 아이. 이렇게 침대에 피곤해 아무렇게나 누워있는 너를 보니 여전히 아기구나. 바로 엊그제에만 해도 넌 엄마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안겨있었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랐구나.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구나.



일상에서 은하수 덕분에 힘이 되었단다.

-분리수거 내가 도와줄게

-세탁기 돌리는 법 알려줘

-빨래 같이 개키자

-핸드폰 충전해 줄게

-수건 가져다줄게


늘 주려는 은하수 너무 고마워!

너무 잘하니까 엄마가 너를 아이로 대하지 않는 것 같아 오늘도 주문을 건다.


“아직 사랑스러운 아이일 뿐이다.”


사육사 강바오와 판다 푸바오처럼

서로의 온기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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