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일지 026

기분에 탈 나지 마라

by 김어항 AHANC

나는 마음의 날씨에 따라 쉽게 흔들린다.
햇살이 비치면 들떠 웃다가도
구름이 드리우면 온 세상이 무겁고 황량하다
기분은 바람처럼 지나가야 하는데

되려 나를 휘어잡는다
그 위에 삶을 세울 수는 없다.


기분에 기대어 걷다 보면
오늘은 달리고, 내일은 주저앉고,
결국 초점을 잃는다.
해야 할 일은 기분과 상관없이 해야 한다.
기분 좋은 날에도,
기분 나쁜 날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늘의 자리를 지켜내는 것.
꽃은 날씨에 따라 피고 지지만
뿌리는 땅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기분이 아니라

굳세어 정한 행동가짐 위에 서야 한다.
오늘 내 마음이 흐려도 괜찮다.
구름은 머물다 흩어지고,
비는 내리다 그치고,
해는 다시 떠오른다.

삶은 기분이 끌고 가는 게 아니다.
엎지른 기분일지라도 구태여 목줄 잡고 끌고 가야 하는 게 삶이다.


기분에 탈 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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