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일지 037

Flint 200

by 김어항 AHANC

Flint 200 — 불씨에 대하여


어떤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조금 더 깊은 곳으로 가라앉을 뿐이다
나는 그 감정들을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다
이름 붙이지 못한 채

설명하지 못한 채


그저 지나간 일처럼 흘려보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주 사소한 계기로
그 감정들이 다시 떠올랐다


아무 일도 아니었던 장면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던 기억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마음들


그것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마치 부싯돌처럼
작은 마찰에도 불꽃이 튀듯이
서로 스치기만 해도 다시 살아나는 감정들


이 EP는 그 순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하지만 쉽게 꺼내지 못했던 감정들
우리는 종종 감정을 정리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리된 것이 아니라
그저 덮어두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계기 하나로
그 감정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곧 발매를 앞둔 EP는 그런 순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설명하려 하지 않았고
정답을 주려 하지도 않았다
다만 그때의 감정이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꺼내놓고 싶었다


어쩌면 내 음악은
누군가에게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에게라도
내 여운이 스친다면 충분하다


2026년 4월 9일 정오 12시
EP 앨범 "Flint 200" 이 각종 음원 플랫폼을 통해 발매된다
이 글은 그 앨범을 꺼내놓기 전
먼저 남겨두는 기록이다


— AHANC


Melon, YouTube Music, Apple Music, Spotify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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