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일지 036

멈추지 않기로 했다

by 김어항 AHANC

오래 붙잡고 있던 시간들이
비로소 하나의 형태로 세상에 닿는다

수없이 고쳐 쓰고, 지우고, 다시 만들어낸 순간들이
다섯 곡의 이야기로 엮인 작은 EP가 된다

내가 지나온 시간과 감정이 가장 진하게 담긴
형태 없는 일기장같이
이번 EP는 어쩌면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조용한 통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으려 한다
그 이후로도 매달 두 곡, 많으면 세 곡씩
끊기지 않게 계속해서 음악을 내보낼 생각이다
가볍게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가장 선명하게 담아낸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려 한다

이 길 위에서
몇 번이나 멈출 뻔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그때마다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준
사랑하는 사람들 덕분에
결국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음악들은
그 시간들에 대한 나만의 방식의 답장이기도 하다

아마 이 EP를 듣게 된다면
누군가는 문득 멈춰 서게 될지도 모른다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
그리고 끝내 남아버린 마음들 앞에서
4월, 조용히 꺼내놓을 예정이다

아주 작게 시작하지만
한 번쯤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이야기로
그리고 그 이후로도 계속
근 4년 동안 쌓아온 수많은 곡들을
하나씩 다시 다듬어 꺼내놓기로 했다
2026년은 멈추지 않기로 했다

4월에 나올 이 첫 EP를 시작으로
그 이후에는 매달 두 곡, 많으면 세 곡씩
싱글 혹은 또 다른 이야기의 형태로
끊기지 않게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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